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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권 침해' 이어 '궐석 재판'? …계속되는 판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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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19 19:20:47 수정 : 2017-10-19 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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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법정에 안 나온 박근혜… ‘궐석 재판’ 현실화되나 / 변호인 전원 사임 뒤 첫 재판 불출석 / 법원, 국선변호인 선임 절차 착수 / 검토할 수사 기록만 10만쪽 넘어 / 朴 前 대통령 조력 거부 가능성 / 檢·최순실측 재판지연 책임 공방 / 崔 “고문당했다면 웜비어 됐을것”
2차 구속영장 발부에 변호인 7명 전원 사임이라는 초강수를 둔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변호인단 사임 후 첫 재판에 나오지 않으면서 박 전 대통령 없는 ‘궐석 재판’이 현실화하고 있다. 재판부는 즉각 박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을 선임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지만 당분간 정상적인 재판 진행은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의 81차 재판을 열고 “박근혜 피고인의 변호인단 사임 철회나 새로운 변호인 선임을 기대했지만 피고인이 출석하지도 않았고 이 사건이 필요적(필수적) 변론 사건인 점 등을 감안하면 국선 변호인 선임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해 직권으로 선정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선 변호인이 사건의 진행 내용을 파악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박 피고인에 대해서는 재판을 진행할 상황이 되면 재판 기일을 지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에 나가기 어렵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직접 작성해 서울구치소를 통해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관할 구역에 사무소를 둔 변호사나 공익 법무관, 사법 연수생 가운데 국선 변호인을 선임하게 된다. 국선 사건만 담당하는 국선 전담 변호인이나 복수의 국선 변호인을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 국선 변호인의 기본 보수는 사건당 40만원인데, 사안의 난이도 등에 따라 최대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이 선임되더라도 재판이 언제 정상 궤도로 복귀할지는 안갯속이다. 국선 변호인이 봐야 하는 수사 기록만 10만쪽이 넘는 데다 박 전 대통령이 국선 변호인의 접견이나 조력을 거부할 우려가 높아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박 전 대통령이 앞으로도 재판 진행에 협조하지 않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계속 거부하면 형사소송법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수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은 결국 최씨와 신 회장에 대해서만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최씨 측은 재판 지연의 책임이 검찰에 있다며 검찰과 입씨름을 벌였다. 이경재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이 이뤄져도 기울어진 재판정에서 반전하기 위해 변호인들이 (최씨를) 적극 변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도 “1년이 다 되도록 재판이 지연된 건 방대한 조서를 낭독하는 검찰의 증인 신문 방식 때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이는 피고인들을 서류 바다로 내몰아 지치게 만들어 피고인들이 주장이나 권리를 포기하게 하려는 저의”라며 “신속한 재판 진행으로 (최씨에 대한) 3차 구속영장 발부만은 피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동의하지 않아 (증인 신문으로 이어져) 재판이 지연된 책임은 변호인 측에 있다”고 일축했다.

최씨도 이날 발언 기회를 얻어 검찰 비난에 가세했다. 그는 미리 준비한 원고를 보고 읽으며 “구속된 지 1년이 돼 가는데 검찰이 외부인 접견도 막고 한 평 되는 방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감시하는 등 감당하기 어려운 시간을 견뎌왔다”며 “충성 경쟁하는 검찰의 수사 방법은 악의적”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또 “제가 약으로 버티고 있는데, 만약 고문을 당했다면 웜비어 같은 상황이 됐을 것”이라며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 상태에 빠져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거론하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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