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인공지능은 1940년대에 미국 과학자 워런 맥컬럭과 월터 피츠의 인공 신경망 연구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은 1950년 ‘계산 기계와 지능’이란 논문에서 사람이 기계와 얘기하는지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지 분간할 수 없다면 그 기계는 지능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튜링 테스트’라 부른다. 인공지능의 개념적 기반을 제공했다. 튜링은 2000년까지 스스로 배우고 프로그램을 바꾸는 기계가 나오리라고 예견했다. 그 후 인공지능 연구는 한때 반짝했다가 1990년대 인터넷 대중화로 부활했다.

이제 인공지능이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 연구진이 과학 학술지 ‘네이처’ 19일자에 인공지능 ‘알파고’의 최신 버전 ‘알파고 제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알파고 제로는 바둑의 기본 규칙만 아는 상태에서 스스로 가상 바둑을 두면서 바둑의 이치를 터득했다. 인간 지식의 한계에 속박되지 않기에 독창적이다.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 리’, 중국 커제 9단을 제압한 ‘알파고 마스터’와 대결해 각각 100%, 89%의 승률을 기록했다. 인공지능이 인간 도움 없이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요령을 터득하는 ‘강화 학습’으로 인간을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인간의 직관이 통하지 않는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무한한 성과를 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인공지능의 확산 속도도 빠르다. 구글 딥마인드와 IBM의 인공지능 서비스는 난치병 검진이나 암환자 진료에 활용된다. 일부 언론사에선 인공지능을 이용해 선거나 스포츠 경기 결과 관련 기사를 작성한다. 나아가 인공지능은 미술·음악·문학 창작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진화할지 궁금해진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인공지능에 맞서는 저항군 지도자 모피어스는 “만일 우리가 느끼고 냄새 맡고 맛보고 바라보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면, 현실이라는 것은 사실 단순히 우리의 두뇌가 해석하는 전기신호일 뿐”이라고 한다. 주인공 네오는 비로소 자신이 살아온 현실이 인공지능이 만든 매트릭스라는 가상현실임을 깨닫는다. 영화 속 얘기일 뿐이다. 누구도 인공지능이 인간 존엄을 위협하도록 방치하진 않을 것이다.

박완규 수석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