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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는 송어·산천어 등과 함께 연어과에 속하는데 민물에서 태어난 뒤 바다로 나가 일생의 거의 모두를 보내고 자기가 태어난 강으로 되돌아와 산란(産卵)한 후 생을 마감한다.

매년 그러하듯이 연어의 알과 정자를 인공수정 시킨 뒤 5∼6 개월 사이 5∼6㎝대로 자란 어린 연어를 이듬해 봄에 강에다 놓아 보낸다. 방류된 새끼연어는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곳에서 얼마간 머물다가 오호츠크해, 베링해, 알래스카만까지 2만여㎞의 긴 여정을 끝내고 부근 바다에서 3∼4년간 자란 후 자기가 본래 태어난 강으로 되돌아온다. 연어는 다 자라면(몸길이 60㎝, 체중 4.4~10kg) 몸속의 생물시계가 모천회귀(母川回歸) 본능을 작동시킨다. 또 철새처럼 먼 바다에서는 뇌 속에 저장된 자기장지도(磁氣場地圖)를 쓰다가 강 어귀에 와서는 강물 냄새를 기억하는 후각기억을 동원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신통하다.

연어는 강 중·상류의 모래자갈이 깔린 곳에 산란을 한다. 암컷이 꼬리를 세차게 흔들어 지름 1m, 깊이 30㎝ 안팎의 접시모양의 옴팍한 산란장을 파 한 마리가 4000여 개의 알을 낳으면 수컷이 벼락같이 정자를 뿌려 수정시킨다. 이후 알낳기를 마친 암컷은 모래자갈로 수정란을 잘 덮어준다. 이렇게 알 낳기와 정자 뿌림을 끝낸 어미, 아비는 한살이를 마감하게 된다.

흔히 ‘고기도 큰물에서 노는 놈이 크다’라고 하는데, 이 말은 사람도 좋은 환경에서 잘 배워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연어가 바다로 나가는 이유는 그곳에 새우, 오징어, 잔물고기 같은 먹잇감이 풍부한 탓이다. 노르웨이와 칠레는 대표적인 연어 양식 국가이다. 연어의 오메가-3 지방산은 심장병, 뇌졸중 등 혈관 질환 예방에 좋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고성 앞바다 외해가두리 양식장에서 연어 양식에 성공해 출하되고 있는데, 여기에 그치지 말고 국산 연어의 대량생산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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