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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 개편 이후 미묘하고 점진적인 변화…겨울나기 준비"

입력 : 2017-10-19 17:15:04 수정 : 2017-10-19 17: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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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 "리용호 외무상 정치국원 승진은 당 중앙과 직통로 확보 의미"
김여정, 고모 김경희 대신한 가문 대표 입지 확보…`김정일-고영희' 적통 확립
북한 노동당이 지난 7일 중앙위원회 제7기 2차 전원회의를 통해 대규모 인사개편을 한 뒤 북한 매체의 선전 내용이 지난 6개월여 보였던 "격렬한 언사와 활동으로부터 미묘하고 점진적으로 벗어나고 있다"고 북한의 지도부를 중점 연구하는 마이클 매든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USKI) 객원교수가 진단했다.

매든은 18일(현지시간) USKI가 발행하는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기고문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중앙위 보고 내용과 주요 자리 개편의 많은 부분이 경제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여전히 흥미로운 말들을 내놓고 있고 앞으로 한두 차례 더 미사일을 발사할지도 모르겠지만, 북한의 정치 상황은 북한군의 동계훈련과 물자가 부족한 겨울나기 준비 쪽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고령의 고위인물들이 사실상 은퇴하는 등의 변화를 보인 이번 인사개편을 "침몰선 갑판의 의자를 교체한 정도"로만 해석한다면 "지혜롭지 못하고 어쩌면 위험한" 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자신의 완전한 절멸이나 외과수술식 정밀폭격을 초래할 길로 나아갈 생각이라면 (김정은의) 정책 보고나 인사개편이 필요 없을 것"이라며 "개인이든 국가이든 죽으려는 자가 장기계획을 세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정치국 위원으로 진입한 데 대해 매든은 "외무성이 당 최고 권력기구의 하나에 완전한 대표권을 확보"한 것이자 "리용호가 당 중앙과 직접적인 연결 통로를 갖고 전략적 정책에 대한 논의와 결정 자리에 참석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으로 리용호가 외국 파트너와 회담할 경우 "그 내용을 이 통로를 통해 당 중앙에 직접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봐도 된다"는 것이다.

매든은 "북한이 당장 대외지향적으로 정책을 전환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며, 앞으로 실질적인 대외 교섭이 있을 경우에 대비한 집안 정리정돈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리용호는 지난 2001년 사망한 리명제 전 조직지도부 부부장의 아들이어서 북한판 '금수저'이다. 리명제는 당 서기실에서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의 관저 관리를 비롯해 김정일 일가족의 생활을 돌보는 일을 했었다. 특히 1992년부터 2년간 신병 치료차 프랑스에 머물면서 김정일 일가의 서부유럽 생활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김정은이 1996년 스위스에 유학했고 김정일의 3번째 부인 고영희가 서구에서 질병 치료를 받았으며 유럽 은행들에 김 씨 일가의 자금이 숨겨졌다고 매든은 설명했다.

매든은 중앙위 부위원장으로 새로 진입한 인물들 가운데 특히 박태성, 안정수, 태종수 3인에 대해 "김정은의 집권 및 권력 강화 과정에서 측근"으로 두각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주목했다.

정치국원 자리도 꿰찬 박태성은 지난 2014년 평안남도 당위원장으로 임명돼 미사일 엔진을 생산하는 `1월18일기계종합공장'를 쇄신해 미사일 엔진 생산을 확대하는 책무를 맡았었다.

내각과 당의 경공업부장을 거친 안정수는 박봉주 총리의 측근으로도 분류되며, 김정은이 드물게 경공업 공장을 시찰할 때마다 수행했다. 그의 정치국원 및 중앙위 부위원장 진입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과 관계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역시 경제관료 출신으로 정치국원과 중앙위 부위원장에 임명된 태종수는 민간과 군수 경제 양 부분을 섭렵했으며 함경남도 당위원장으로 있을 때 산업 생산발전의 쇄신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함남의 불길'이라는 전국적 증산 운동의 모범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매든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여동생 김여정의 약진에 대해 "고모인 김경희(가문 대표자 역할)의 후계자" 입지를 확립한 것이며 김 씨 일가 가운데 "김정일-(김정은, 여정의 생모인) 고영희 라인을 김일성의 유일한 정통 후계자들로 공식적이고 결정적으로 확립"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정일-고영희 라인이 김일성 가문의 "종가"로 확립됐다면 김여정의 약진은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 형인 김정남 살해와 함께 김씨 일가 전체에 대해 딴 마음 먹지 말고 순응하라는 경고이기도 하다고 매든은 주장했다.

김정일 위원장 생전엔 그의 2번째 부인이지만 아버지 김일성으로부터 유일하게 정식 허락받은 결혼 관계인 김영숙과 사이에서 태어난 딸인 김설송이 김정일의 총애를 받으며 지금의 김여정과 같은 역할과 영향력을 행사했었다.

매든은 '김정일-고영희' 계보의 종가 확립을 제4대 세습과 관련 중시하면서 "김설송은 현재 20대일 것으로 추정되는 아들이 하나 있고, 지금까지 정보로는 김정은-리설주 사이엔 아들이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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