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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심형래 "나만의 콘텐츠로 다시 승부…세금 가장 많이 내는 연예인으로 재기"

입력 : 2017-10-19 18:41:45 수정 : 2017-10-19 21: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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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감독 부산 동명대서 특강

“왜 미국의 미키마우스를, 일본의 포켓몬스터를 부러워해야 합니까 … 나만의 아이디어, 나만의 캐릭터, 나만의 콘텐츠로 승부해야 합니다.”

영화감독 겸 개그맨 심형래(사진)가 지난 17일 저녁 부산 동명대학교 국제최고경영자과정 강단에 섰다. 심형래는 ‘문화콘텐츠만이 살길이다’라는 주제를 내걸고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떠오른 문화콘텐츠 산업의 중요성과 파급효과를 강조하면서 영화 ‘디워’ 등의 제작 경험담도 들려주었다.

심형래 감독이 부산 동명대 국제최고경영자과정에서 “나만의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며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떠오른 문화콘텐츠 산업의 중요성과 파급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저는 개그맨으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릴 때 코미디를 그만두고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어린이들이 존경하는 인물은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심형래, 에디슨, 퀴리부인 순이었어요. 하하.”

그런데 왜 편히 먹고사는 길을 포기하고 굳이 힘든 길을 택했을까.

“가장 많은 질문은 왜 파산까지 하면서 영화를 만드느냐는 겁니다. 사실 제 꿈은 영화 제작을 넘어서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제가 만든 영화들은 테마파크를 이루는 콘텐츠가 되는 거죠. ‘포켓몬스터’는 어린이, 직장인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잡으러 다니지 않습니까. … 나만의 확실한 콘텐츠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겁니다.”

그가 보아온 테마파크는 어떤 것일까.

“도쿄 디즈니랜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지브리 스튜디오, LA의 유니버설과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 등은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근데 우리의 롯데월드나 서울랜드, 우방랜드 등은 ‘청룡열차’로 기억되는 놀이기구만 떠오르죠. … 롯데월드의 캐릭터 ‘로티’를 아는 이들은 드뭅니다. 스토리텔링이 없어서죠. 반면 용가리, 디워, 티라노 등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스토리텔링의 힘 덕분이에요.”

자신이 구상하는 테마파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관광객들이 5분 짜리로 제작된 ‘디워’를 보고 있습니다. 이때 공룡이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좌석과 주변 벽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공룡이 내리치면 극장 천장이 무너져 내리면서 거대한 용의 발톱이 들어옵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이무기관, 디워관, 쭈쭈관 등 다양한 테마관을 운영할 수 있어요.”

심형래의 자신감은 그가 보유한 수많은 콘텐츠에서 나온다. 그는 무려 118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디즈니의 10분의 1 크기면 충분합니다. 지방대학 폐교 부지를 이용하면 되겠죠. 파크 안의 상점도 영화 속으로 들어갑니다. 스파게티를 먹으러 가면 글래디에이터 복장을 한 종업원들이 접시를 나르고, 맥주를 마실 땐 독일병정들이, 초밥집에서는 닌자가 나타납니다. … 어머니가 끓여준 청국장 맛을 잊을 수 없듯 시골할머니의 찌개는 저마다의 경쟁력을 지닌 콘텐츠가 될 수 있는 거예요. 제게는 ‘영구’가 있죠. 바보 영구. 누구에게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강력한 콘텐츠입니다. 다시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연예인으로 재기하겠습니다.”

‘디워’에 대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개봉 당시 국내 평자들은 ‘디워’를 놓고 컴퓨터그래픽은 훌륭한데 시나리오가 약하다고 혹평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2227개의 극장을 내주었어요. 왜 그랬을까요. 인종, 문화, 관습, 언어가 모두 다릅니다. 우리 입맛에 맞는 시나리오보다는 모든 이의 눈부터 잡을 수 있는 기술을 선택했던 겁니다.”

부산=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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