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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BIFF] ‘정치 외압’ 후유증… 여전히 썰렁하고 한산

입력 : 2017-10-19 20:16:57 수정 : 2017-10-19 20: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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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 영화프로듀서조합 보이콧 철회에도 감독조합·영화산업노조 등은 유지 / 文대통령 현직으론 첫 방문 큰 의미… “지원하되 간섭 않는다” 정상화 의지 / 장동건 “예술, 정치적 개입 없어야” / 스톤 감독 “표현의 자유 더 확산되길” “활기를 잃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대한 한마디 평가다. 

BIFF 곳곳에서 만난 영화인이나 관객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풀이 죽은 모습인데, ‘썰렁하다’는 표현까지 나올 만큼 최악”이라고 말한다. 

지난 12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제작 프로젝트 투자와 가상현실409(VR)영화 활성화, 유망 감독 발굴 등 다양한 비즈니스 프로그램이 대폭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2일 개막한 BIFF가 종반부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산시의 외압에 반발한 영화인들의 불참과 김영란법 시행, 해운대를 강타한 태풍 등 부진의 원인이 뚜렷했으나 올해엔 축제에 걸맞지 않은 한산함을 딱히 설명할 길이 없다. 긴 추석 연휴 끝이라 영화제를 찾는 관광객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그보다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 상영 이후 정치적 탄압에 부침을 겪은 BIFF의 상처가 단순한 피멍이 아니라 골절이나 파열 등의 깊은 내상이며 그에 따른 후유증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BIFF의 꽃’이란 별칭이 붙은 해운대 포장마차촌도 그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미포항에 늘어선 횟집과 해운대시장통, 그랜드호텔 뒤편 주점들도 줄 서서 기다리던 풍경은 이미 전설로만 남긴 채, 텅 빈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    
장동건.
올리버 스톤.

올해 개막식 레드카펫은 장동건, 안성기, 문근영, 손예진, 신성일, 문소리, 조진웅, 윤계상, 이정진, 김래원, 권해효, 서신애, 윤아 등이 밟았고, 올리버 스톤, 오우삼, 대런 아로노프스키 등 해외 거장 감독들도 BIFF를 찾아 관객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BIFF 초청작인 ‘옥자’, ‘군함도: 감독판’, ‘박열’, ‘그후’ 등을 연출한 봉준호, 류승완, 이준익, 홍상수 감독 등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은 BIFF에 대한 보이콧을 철회했지만 한국영화감독조합, 영화산업노조, 한국촬영감독조합은 여전히 보이콧을 유지했다.

구원투수로 나섰던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폐막식을 끝으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고, 영화인들은 BIFF를 ‘반쪽짜리’로 만든 서병수 부산시장의 사과와 함께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 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BIFF를 찾아 “부산영화제가 과거의 위상을 되찾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강수연 집행위원장, 김동호 이사장, 문 대통령,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때 문재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BIFF를 방문해 남다른 의미를 남겼다. “세계 5대 영화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가 3년간 침체된 게 가슴이 아파서 힘내라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왔다”며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면 부산영화제가 되살아날 거라고 믿는다”는 정상화 의지를 전했다.

장동건도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하는 오픈토크-더 보이는 인터뷰’에서 “더 좋은 영화제로 거듭나는 과정이자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문화예술 전반에 정치적 개입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개막작 ‘유리정원’의 신수원 감독 역시 “BIFF는 자본에서 도와주지 않은 영화인들을 발굴해냈다”면서 “외압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훼손된 영화제의 위상과 침체된 분위기를 안타까워하는 건, 해외 영화인들도 마찬가지다. 올해 뉴커런츠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올리버 스톤 감독은 “억압보다는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면 좋겠고, (표현의 자유가) 더 확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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