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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관계 불안해도… ‘계속 가자’ 뜻 모았죠”

입력 : 2017-10-19 20:16:30 수정 : 2017-10-19 20: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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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회의 만든 평론가 홍정선 / 매년 상대국 번갈아 방문해 개최 / 올핸 중국 측이 미뤄 긴장했지만 / 결국 공산당대회 중 성사돼 감격
“작년에 이곳 와서 올 6월쯤 11차 회의를 하기로 흔쾌히 합의를 했는데 개최 날짜가 불투명하게 연기되더니 기다려보자는 연락이 오더군요. 최종 확인을 요청하자 어떤 일이 있어도 회의를 열도록 노력하는 중이라는 짧은 답신만 돌아왔어요.”

한국과 중국 작가들이 매년 상대국을 번갈아 방문해 문학 토론을 벌이고 친교를 나누는 한중작가회의의 산파 문학평론가 홍정선(64·사진) 인하대 국문과 교수의 말이다. 지난 17일 중국 창춘 길림성 쑹위안 호텔에서 열린 11차 한중작가회의에서 만난 홍 교수는 “한·중 사드 갈등으로 공식적인 교류 행사는 전면 중단된 상태에서도 문학 교류는 조금 늦어졌지만 성사됐다”면서 “19차 중국공산당 대회가 열리는 기간에는 모든 외부 교류 행사가 중단되는데도 불구하고 문학인들의 공식 교류가 성사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2007년 첫 한중작가회의가 상하이에서 열린 이래 서울 인천 청송 제주, 칭하이성 푸젠성 쓰촨성 산시성 등을 오가며 교류를 다졌다. 소설가 김주영이 대표로 재직했던 파라다이스재단의 재정 지원으로 출발해 9회까지 이어졌고, 이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과 주최 측의 자체 경비 조달로 지금까지 회의가 성사됐다. 한중작가회의의 실질적 내용을 꾸리는 데는 중국을 200여 차례 오가며 인문적 지식은 물론 풍부한 인맥을 쌓은 홍 교수의 역할이 컸다. 그는 이런 형태의 한·중 작가교류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한·중 작가들이 서로 너무 모르고 있을 때 이런 방식으로 탐색해온 것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 단계를 넘어서서 깊이 이해하는 방식으로 옮겨 갔으면 합니다. 참석 작가 숫자를 줄이고 한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토론을 심도 있게 전개하는 방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형식은 이어가되 문인들을 10명 이내로 줄이고 문학 매체 특집을 마련해 깊이 파고드는 다음 단계 교류를 이어가자는 생각이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 한국문학이 소개된 성과는 작지 않았다. 한류 열풍 속에서 드라마나 영화 등은 어느 정도 관심 속에 교류가 이루어졌지만 본격문학은 양국이 전혀 서로 모르는 상태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중작가회의를 통해 중국 각지의 문예지에서 한국 작가 특집이 마련됐고, 최근에는 한국 소설을 청탁하거나 재수록하는 중국 잡지들이 늘어나고 있다.

“양국의 정치적 관계가 어찌 변하든 간에 이 회의는 계속돼야 한다고 이번에도 중국 작가들과 서로 확인했습니다. 중국 문인들은 잘 풀릴 거라고 낙관하더군요. 그들의 말처럼 이런 관계가 늘어날수록 정치적인 곤란도 줄어들 겁니다.”

창춘(중국)=글·사진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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