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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대통령’ 허재 감독이 2009년 첫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았을 때도, 지난 5월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대회를 앞두고 있을 때도 “국가대표로서 사명감을 갖고 싶지 않은 선수는 부르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의 ‘국보급 투수’ 선동열 국가대표 감독도 “태극마크를 다는 선수는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국가대표로서 사명감을 갖고 있어야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악으로 깡으로 운동하는 시대가 아니다. ‘헝그리 정신’ 운운하면 “헝그리 정신이 뭐예요?”하고 묻는다. 자녀를 운동선수로 제대로 키우려면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 옛날 “라면 먹으면서 뛰었어요”하는 소리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얘기다. 잘 자고 잘 먹을 만큼 풍요로운 환경에서 즐기면서 열심히 한다. 운동 환경을 확 바꿔 놓은 프로스포츠 영향이 크다. 프로스포츠 선수로 성공하면 돈방석에 앉는다. 초등학생 장래희망 1위가 운동선수다.

프로 종목 국가대표팀의 국제 성적이 갈수록 내리막이다. 남자 농구가 마지막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던 것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이다. KBL(프로농구리그)이 출범한 1997년 이후 20년 동안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야구는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이후로는 영 신통치 않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축구도 최악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공한증을 앓고 있다는 중국(57위)보다도 떨어졌다. 김남일 코치는 “마음 같으면 바로 빠따(몽둥이)라도 치고 싶다”고 했지만 국민은 TV를 꺼버린다.

프로든 아마추어든 기본은 스포츠정신이다.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열심히 땀흘리며 꿈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 국가대표들은 열심히 뛰지 않고 있다. 원인은 동기부여 등 여러 가지이겠지만 무엇보다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건 어떤가. 우리 모두 ‘내가 국가대표다’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응원하는 것 말이다.

김기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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