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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광개토대왕비와 中 동북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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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17 21:08:08 수정 : 2017-10-18 00: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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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56왕 992년, 고구려 28왕 705년…” 삼국사기의 기록이다. 맞는 말일까. 고구려의 역사는 900년이라고 한다. 왜 그렇게 기록한 걸까. 신라 왕실과 손잡고 고려를 세운 왕건. 고려의 사가는 고구려 연대를 의도적으로 줄였다고 한다.

보장왕 27년, 668년 가언충이 당 고종에게 한 말, “고구려 비기(?記)에 900년에 미치지 못해 80의 대장에게 멸망한다고 했다. 고씨가 나라를 세워 지금 900년이요, 이적의 나이는 80세다.” 고씨는 고주몽이며, 이적은 당군의 총사령관이다.

고구려 900년은 어떻게 이어졌을까. 중국과 끝없는 전쟁을 치르며 역사를 이었다. 초기에는 한의 사군(四郡)을 몰아내고, 후기에는 수·당의 침략을 족족 물리쳤다. 그러기에 ‘전쟁의 나라’라는 별칭까지 붙는다. 그런 역사 한가운데 우뚝 선 인물은 광개토대왕이다. 이름은 담덕(談德). 38세로 숨지기 전까지 22년 동안 동정서벌(東征西伐)을 했다. 광개토대왕비문, “영락 5년 몸소 군사를 이끌고 부산(負山)을 지나 염수에 이르러 3부락 600∼700영(營)을 깨뜨렸다.” 수문비사(修文備史)에 부산은 감숙성 서북의 아랍선산(阿拉善山)이라고 했다고 한다. 단재 신채호의 말이다. 고구려는 요동에만 머문 나라가 아니다.

‘왕중왕’ 광개토대왕. 그런 아버지가 아들 장수왕에게는 얼마나 우러러보였을까. 장수왕 2년, 414년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비’를 세웠다. 높이가 6.39m에 이른다.

중국이 그런 비를 “중화민족 비석 예술의 진품”이라고 했다. 집안 장군총 상가에 대문짝만 하게 붙여 놓았다. 지난 7월 중국 정부에 고치라고 했지만 아직 그대로라고 한다. 바꿀 리 있겠는가. 역사를 왜곡하는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는 중국 지방정권”이라는 억지를 쓰지 않는가.

사대주의자라는 고려 김부식조차 “우리의 역사”라고 한 고구려. 못난 후손은 그 역사를 중국에 빼앗기고 있다. 더 참담한 것은 우리 자신이다. 광개토대왕 때의 영토를 말하면 “국수주의자”라고 비판을 하기까지 하니. 한심한 일 아닌가.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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