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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첫 취업 청년 10명 중 4명 1년 내 짐 싼다

입력 : 2017-10-16 18:34:24 수정 : 2017-10-16 18: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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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48만명… 사유 ‘근로여건 불만’ 최다/여성보다 남성이, 대졸보다 고졸이 많아/월급 10만원 적으면 男 1.3%·女 0.9% 증가
지난해 충남 아산의 한 중소기업에 취업한 A(28)씨는 최근 회사를 그만뒀다. 지방대를 나와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A씨는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지만 현실을 모르는 얘기”라며 “실수령 150만원 정도로 월세, 공과금, 생활비로 쓰다 보면 차라리 아르바이트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하면서 이직을 준비하려 했지만 야근이 잦아서 준비할 여력이 없어 일단 그만두게 됐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정적인 공공기관에 도전해 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첫 취업에 성공한 청년층 10명 중 4명가량이 1년 안에 직장을 옮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임금 등 열악한 근무여건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노동리뷰 10월호에 실린 ‘청년의 생활 : 구직활동, 첫 직장 이직, 시간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첫 취업에 성공한 청년층(15∼29세) 중 1년 내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둔 수는 148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첫 직장 경험 청년층(409만2000명) 중 36.2%에 달하는 수치다. 이직률은 남성이 40.2%로 여성(32.9%)보다 7.3%포인트 높았다.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가 45.9%로 가장 높았고, 전문대 졸 37.1%, 대졸 이상 29%였다. 남녀 모두 고학력으로 갈수록 1년 내 이직 비율이 낮아졌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일용직의 경우 63.7%로, 상용직(22.2%)보다 3배가량 높았다.

1년 내 이직자들의 사유를 살펴보면 근로여건 불만족이 52%로 가장 컸다. 임금 등 근로여건에 대한 불만으로 인한 이직 비율은 2010년 43%에서 9%포인트 상승했다. 이어 △적성·직장 전망 관련 사유 14% △계약종료·폐업 등 비자발적 사유 12% △건강·가사·육아 등 개인적 사유 11% △계절적·임시적 일의 완료 8% 등이었다.

청년층 이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월평균 임금이었다. 다른 조건이 동일한 상태에서 월평균 실질임금을 10만원 덜 받을 경우 이직확률은 남성 1.3%, 여성 0.9%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임금수준이 낮을 경우 더욱 두드러졌다. 2015년 기준 월평균 실질임금(남성 195만원·여성 168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100만원을 받은 남성의 이직률은 32%(여성 24%)에 달했다.

이직을 결심하는 이유에는 인간관계도 영향을 미쳤다. 인간관계에 불만족한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이직률이 7.5% 높았다. 여성은 직장 내 안정적인 지위가 이직에 영향을 줬다. 비정규직 여성이 정규직 여성에 비해 이직률이 5.8% 높았다.

교육수준의 적합도도 이직 사유에 해당됐다. 남녀 모두 자신의 업무수준이 교육수준에 비해 낮다고 느낄 경우 이직확률이 올라갔다. 이는 자신의 교육수준에 걸맞은 업무를 원하는 청년들의 선호를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직을 결정하는 요건 중 근로여건 부분에서 남성은 임금수준, 여성은 직장 내 안정적 지위를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고학력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교육수준과 실제 업무 간 격차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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