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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울대 미래비전과 시흥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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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16 21:26:59 수정 : 2017-10-16 21: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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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과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 하지만 시흥캠퍼스 조성은 서울대와 시흥시가 상생의 목적을 가지고 기획한 사업이다. 서울대는 법인화 이후 어려워진 재정여건을 극복하고, 대학의 국제화와 미래 대응 교육과 연구를 위해 관악캠퍼스 인근에 새로운 캠퍼스 부지가 필요했다. 시흥시는 서울대의 우수한 교육과 연구 역량 및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함으로써 획기적 도약의 기회를 갖고자 했다. 오늘날 지식기반 경제사회에서 이러한 대학과 지역사회의 상생 협력은 세계적 추세다.

고등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21세기는 상아탑 속에 갇혀 있는 대학이 아니라 현실 사회와 밀접하게 소통하는 대학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는 대학이 혁신의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원한다. 사회 모든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급격한 변화에 대응해 세계 대학들이 교육과 연구 시스템을 혁신하고 있다.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은 서울대가 고등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고, 국내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공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며, 향후 국내 대학과 지역사회의 새로운 협력을 위한 시범모델이 될 것이다. 따라서 하루빨리 논란과 갈등을 접고 성공적인 시흥캠퍼스 건설을 위해 확고한 신념과 자신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박은우 서울대 교수·식물병리학
무엇보다 현재의 갈등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서울대는 시흥캠퍼스의 비전을 학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국민과 공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흥캠퍼스에 대한 서울대의 미래비전과 함께 지역사회와 국가를 위한 비전 설정도 필요하다. 비전 공유가 이해당사자들과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현재 서울대 본부가 제시하고 있는 6개 기본방향(사회공헌, 기초과학 육성, 미래기술, 문화·사회·예술 융복합, 통일평화, 행복캠퍼스)은 서울대 중심적 비전만을 제시하고 있다. 비전 성취를 위한 적절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른 시일 내에 학내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이 제시돼야 학내외 갈등을 극복할 수 있다.

시흥캠퍼스는 서울대가 학문적 수월성을 추구하는 확고한 전통 속에서 혁신을 위한 기업가정신적 사고와 실행력을 갖춘 연구중심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한 혁신전략이다. 대학혁신의 모델로서 문제 해결 중심의 융합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학생과 교수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연구가 문화와 산업을 선도하며, 대학이 지역발전의 핵심동력 역할을 하는 시흥캠퍼스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서울대는 ‘사용자가 주인’이라는 정신으로 시흥캠퍼스를 개방해 세계의 학자, 기업인, 문화인들이 모여들고, 지역사회와 전국 대학들도 혁신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귀중한 공유자원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시흥캠퍼스가 대한민국 고등교육 혁신에 시금석이 될 것이다.

교육을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한다. 시흥시는 단기적인 개발이익에만 치우치지 말고 긴 안목을 가지고 시흥캠퍼스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 시흥캠퍼스가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혁신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교육부를 비롯한 중앙정부도 이 사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서울대 학생과 교수는 근시안적 사고를 지양하고 상아탑의 한계를 넘는 미래 대학캠퍼스를 꿈꾸자. 그것이 서울대의 미래비전이다.

박은우 서울대 교수·식물병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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