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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정부 시절 재선의 김덕룡 의원은 민자당 사무총장을 맡아 1995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등 잘나갔다. 반면 같은 민주계이면서 3선이던 서청원 의원은 당직도 없었다. 당시 ‘야간 마와리(취재)’를 돌다 술에 완전히 취한 서 의원을 집 앞에서 만났다. 그는 대뜸 언성을 높여 김 의원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기자보다 수행비서가 더 놀랐다. 얼마나 쌓였으면 무방비로 폭발했을까. 서 의원은 민주계 막내인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도 사이가 틀어졌다. 2014년 새누리당 대표경선에서 석패한 것이 결정타였다. 선거는 원수를 만든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상수 창원시장은 ‘유명한’ 앙숙이다. 2010년 한나라당 대표경선에서 이전투구를 벌인 뒤 사사건건 충돌했다.

홍 대표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도 척졌다. 정치 철학과 스타일이 판이해 일찍부터 견원지간이었는데, 2011년 당권 경쟁으로 악연의 뿌리가 깊어졌다. 홍 대표 체제가 출범했으나 디도스 파문 후 유 의원이 남경필·원희룡 최고위원과 동반사퇴하는 바람에 무너졌다. 두 사람은 5·9대선에서 인신공격을 불사해 앙금이 쌓일 대로 쌓였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야권의 정계개편이 화두다. 열쇠는 홍 대표와 유 의원, 김무성 의원이 쥐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화학적 결합이 최상의 시나리오이나 가능성은 낮다. 명분이 약하고 3명의 구원 탓이다. 유 의원은 2015년 원내대표 사퇴, 지난해 새누리당 탈당 과정에서 김 의원과 사이가 멀어졌다. 그럼에도 김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을 창당하고 9개월간 한솥밥을 먹었다. 김 의원은 ‘새로운 보수’를 하자며 결연히 다짐한 바 있다. 그 책임감 때문인 듯 유 의원과의 갈등설이 나올 때마다 진화했다. 지난달 10일 의원단 만찬에서 유 의원과 폭탄주 러브샷에다 입맞춤까지 했다. 그래놓고 이젠 한국당 복귀를 공언하고 있다. 탈당파 11명의 실명이 거론된다. 실리 앞에선 명분도, 가치도 버린 듯하다.

이명박(MB), 박근혜 전 대통령도 관계가 나쁘기로 소문나 있다. MB는 그래도 2012년 대선 전 박 전 대통령과 손을 잡았다. 보수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다. 3인도 보수 앞날을 위해 사감을 털어야 한다.

허범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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