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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엄벌" vs "쇼"… '감춰진 30분' 진실공방 점화

입력 : 2017-10-13 19:01:02 수정 : 2017-10-13 23: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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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훈령 불법수정’ 檢수사 의뢰… “문건 더 찾지는 않을 것”/공문서 훼손·직권남용 혐의 등 적용/임종석이 쓰고 정의용 명의로 제출/일각 ‘관저 일지도 조사’ 요구는 일축/추미애 “지위고하 막론해 엄벌 필요”/정우택 “정치공작 … 국정조사 해야”/국감서도 공방 이어져 분위기 급랭

 

세월호 침몰 당일의 진실을 둘러싼 수사 및 정치 공방이 본격 시작됐다.

청와대는 13일 세월호 참사 관련 ‘대통령 훈령 불법조작 사건’을 대검찰청 반부패부에 수사 의뢰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를 정치 공세로 비판하며 관련 국정조사 추진을 선언했다.

청와대는 전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직접 이 사건을 발표한 후 밤새 수사의뢰서를 작성, 이날 오전 추가 검토를 거쳐 오후에 대검찰청 반부패부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명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 훈령 318인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 관련 업무 및 세월호 침몰 사건 당시 상황일지 작성을 담당했던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관리자다.

청와대는 전 정부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세월호 사고 발생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최초 보고서인 ‘진도 인근 여객선(세월號) 침수, 승선원 474명 구조작업中(1보)’의 보고시각을 ‘2014년 4월 16일(수) 09:30’에서 ‘2014년 4월 16일(수) 10:00’으로 사후 수정한 것은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 내용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 수정한 것은 공용문서 훼손과 직권남용 혐의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 결과 각 부처 공무원에게 임의로 변경된 불법 지침에 따라 재난안전대책을 수립하게 한 것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가 적시한 이 사건 관련 수사대상자는 당시 청와대 수뇌부인 김기춘 전 비서실장,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신인호 전 위기관리센터장 및 신원불상 관련자다.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밝히기 위해 청와대 관저 일지를 조사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애초 문건을 찾으려고 한 게 아니라 우연히 발견된 것”이라며 “문건을 더 찾거나 추가로 더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왼쪽 사진 왼쪽)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의 세월호 참사 보고시점 조작 의혹을 비판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오른쪽 사진 가운데)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상배 선임기자

여야는 이날 이 사건을 놓고 날선 공방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당국은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 사건 가담자의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범국가 차원의 구조역량이 총동원돼야 할 시점에 대통령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단순한 직무유기가 아니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정감사대책회의 직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세월호 관련 문건 발표 ‘쇼’는 정치공작적 행태로, 반드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청와대가 이번에 공개한 세월호 관련 문건과 박근혜정부 청와대 문건의 출처인 이른바 ‘캐비닛’의 실체를 국정조사를 통해 조사·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여야 공방은 국정감사장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해양수산부가 세월호와 관련된 은폐한 내용을 파악한 것이 있냐”고 물었다. 해수부 김영춘 장관은 “현재까지는 없다. 관련해 비공개 작업으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는 작업은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박 의원의 세월호 언급에 “굳이 정책 감사 자리에서 하실 얘기가 아니다”며 유감을 표시, 국감장 분위기가 급랭했다. 이에 박 의원은 “해수부에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 담당 상임위에서 언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받아쳤다. 다시 설훈 농해수위원장이 “9시30분에 보고가 됐는데도 불구하고 10시 보고로 고쳐진 것은 전 국민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엄청난 일이다. 이 내용은 정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하자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고 정회가 선언되는 등 회의는 파행을 겪었다.

박성준·임국정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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