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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세종 단독 발명품… 1443년 갑자기 세상에 나와 백성에게 새 문자 준 혁명”

입력 : 2017-10-14 03:00:00 수정 : 2017-10-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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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혁명/김슬옹 지음/살림터/1만8000원


“15세기 훈민정음 창제는 문자 생활을 송두리째 바꾼 혁명이었다. 한글은 자연스러운 문자 발달사와 궤를 같이하지 않고 느닷없이 나타났다.”

한글 연구에 평생을 투자하는 김슬옹 박사의 얘기다. 세종대왕은 비밀리에 연구한 끝에 1443년에 훈민정음 28자를 신하들에게만 알렸다. 실험과 연구를 거듭해 1446년 음력 9월 ‘훈민정음 해례본’을 만들어 백성들에게 새 문자와 문자를 만든 원리와 사용 방법을 알렸다.

김 박사는 한글날과 훈민정음 해례본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20주년을 맞아 ‘한글 혁명’과 ‘훈민정음 해례본 입체강독본’(박이정 펴냄)을 출간했다. 그는 한글을 세종과 집현전 학사들이 함께 만들었다는 종래 견해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김 박사는 “한글은 세종이 단독 창제한 것이고, 그것을 해설한 해례본은 관료들과 집필했다”면서 “한자가 양반 기득권의 상징이었던 시절에 문자 창제를 공개적으로 진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글을 세종의 독자적 발명품으로 봐야 하는 근거로 조선왕조실록에 한글 창제에 관한 기록이 1443년 12월 30일에 갑자기 나온다는 점과, 훈민정음 해례본 정인지 서문에 “우리 전하께서 정음 스물여덟 자를 창제하여”라는 구절을 제시했다.

김 박사는 “집현전 협찬설은 문자 창제를 혼자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추측과 영웅주의를 비판하는 민중사관으로 인해 제기됐다”며 “훈민정음 해례본 집필에 참여한 신하들조차 한글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글은 디지털 시대에 잘 어울리는 문자”라며 “글자와 소리가 규칙적으로 대응하고, 글자의 짜임새가 체계적이다. 이러한 한글의 가치와 우수성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글의 또 다른 특징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배우기 쉽다는 점을 들었다. 김 박사는 “조선시대에는 사대부도 고전을 자유롭게 읽고 쓰려면 10년은 공부해야 했다”며 “한자는 양반의 전유물이자 특권이었으며, 한글을 제외하면 지구상 어떤 문자도 소외층이나 하층민을 배려해 만든 경우는 없었다”고 역설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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