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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이어 통상쓰나미…한국 경제 ‘사면초가’

입력 : 2017-10-08 18:01:32 수정 : 2017-10-08 20: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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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삼성·LG 세탁기 겨냥/세이프가드 발동 전격 예고/트럼프 “FTA 폐기” 압박에/정부, 개정 협상도 결국 착수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보복에 이어 여러 불길한 징후를 보이던 미국발 통상 압력이 한가위 연휴 간에 현실화했다. 동맹국의 안보 위기조차 자국의 이익을 챙기는 데 활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업가적 기질을 확인한 순간이지만, 양대 수출국에서 쓰나미급 공세를 당하는 동안 보인 정부의 안이한 판단과 대응은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산 세탁기를 겨냥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 발동 검토에 대응한 민·관 합동 대책회의를 연다. 산업부, 외교부,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참석한다. 5일(이하 현지시간)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 브랜드 세탁기로 관련 산업이 심각한 피해 또는 피해 위협을 입고 있다’고 판정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국 우선주의’ 통상 기조를 감안하면 우리 정부·업계의 항변에도 ITC는 연말쯤 피해 판정 및 구제조치 보고서를 제출하고 내년 2월쯤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을 승인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LG 두 기업이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는 연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에 이르는데 관세 부과 및 수입량 제한 등 조처가 우려된다.

앞서 4일에는 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적 효과부터 분석하자”고 맞섰지만, 협정 ‘폐기’를 압박한 미측 벼랑끝 전술에 백기를 들었다는 평이다. 정부가 지연전술을 접고 돌연 2차 특별회기를 먼저 제안하는 등 협상 자세를 수정한 것은 이런 의도 파악이 미흡했던 결과로 보인다. 피할 수 없다면 적극적으로 임해 우리에게 불리한 점을 고치자는 수정 전략인 셈이다. ‘재협상은 없다’는 기조 아래 미국에 역제안할 카드 등 대응 전략을 충실히 마련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국제통상학)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 전략’도 일종의 전략이지 협정 폐기가 목적은 아니다”면서 “미국이 정말 원하는 것을 간파했어야 하는데 부족했다”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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