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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휑’… 가을철 ‘여성형 탈모 주의보’

입력 : 2017-10-08 19:38:35 수정 : 2017-10-08 19: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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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탈모 환자 절반이 여성
조선시대 중기 여인들 사이에서는 풍성한 가체를 넣거나 얹어 머리를 땋아 올리는 것이 유행했다. 비슷한 시기 프랑스에서는 루이 13세 때 시작된 볼륨 있는 가발이 인기였다. 풍성한 머리는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미(美)의 기준으로 여겨져 왔다.

안타깝게도 현대인들은 ‘탈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구나 주로 남성들이 ‘대머리’를 걱정하던 과거와 달리 여성 탈모 환자도 점차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 진료를 받은 탈모환자는 21만2900여명이며, 이중 절반가량이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 탈모증 환자 10만명 중 30%가 20∼30대로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모는 날씨가 건조해지는 가을에 더 심해지는데, 여성 탈모는 남성 탈모와 진행 양상이 다르고 치료도 더 어렵다. 여성 탈모의 원인과 종류, 탈모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수년간 서서히 진행되다 정수리 휑…

사람의 두피에는 8만~12만개의 모낭이 있다. 매일 50~100개의 머리카락이 빠지고 평균적으로 하루 0.3mm씩 자라 한 달에 약 1㎝ 자라는 것이 보통이다. 남성보다 여성의 모발 성장이 빠르며, 계절적으로는 겨울보다 여름에 성장이 더 빠르다.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당겨서 빠지지 않는 모발이 성장기 모발이며, 이때 뽑히는 것은 성장기가 지나 곧 탈락하는 모발이다.

여성 탈모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여성형 탈모증이다. 대략 50세 이상 여성의 약 50%에서 여성형 탈모증이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증가 추세인 것으로 의료계는 파악하고 있다.

여성형 탈모증은 남성형 탈모증과 마찬가지로 유전적 요인과 남성 호르몬의 영향이 크다.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 분비가 많아지면 그 영향으로 모발의 성장기가 점점 짧아진다. 모발이 굵어지지 전에 퇴행기, 휴지기를 거치게 돼 모발이 가늘어지고 점차 탈모가 진행되는 것이다.

여성형 탈모증은 수년간 서서히 진행된다는 특징을 보인다. 숱이 줄고 정수리가 휑한 느낌이 들거나 머리를 감고 난 후 주저앉는 느낌이 든다면 여성형 탈모증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머리를 감거나 빗질할 때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거나, 자고 일어났을 때 베개에 머리카락이 많이 떨어져 있다면 휴지기 탈모증 등 다른 종류의 탈모증일 수 있다.

휴지기 탈모증의 대표적인 경우가 산후 탈모증이다. 임신 중 각종 호르몬의 영향으로 빠져야 할 모발들이 빠지지 않고 있다가 산후 약 3개월 뒤에 한꺼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모발 성장기로 돌아가므로 여성형 탈모증과는 달리 이전 상태로 회복된다.

또 갑상샘 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6개월 내 항암제 등 약물을 복용했을 경우, 최근 고열을 동반한 질병을 앓은 경우, 다이어트 등으로 영양이 부족한 경우도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잘 살펴야 한다.

◆생활습관 신경 쓰고 탈모 발생 시 바로 치료

탈모를 방지하고 모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기본적으로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모발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 발모를 촉진하는 음식은 없지만 평소 물, 해조류, 콩류, 우유, 해산물, 과일, 야채 등을 꾸준히 먹으면 두피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 기름진 음식과 케이크 등 단 음식, 인스턴트식품, 커피는 탈모를 촉진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한다.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기오염, 수질오염 등 환경오염은 여성형 탈모증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두피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최소 이틀에 한번은 머리를 감도록 하고 두피가 지성인 사람은 하루 두 번씩 감는 것도 좋다. 잦은 염색 및 파마와 강한 세정력이 강한 샴푸는 머리카락을 손상하고 두피를 자극해 탈모를 촉진할 수 있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도 모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피한다.

아침저녁으로 손끝이나 끝이 뭉툭한 솔을 이용해 두피 마사지를 하면 좋다. 혈액순환을 도와 모근 대사를 원활하게 해준다.

탈모가 진행 중이라면 회복이 어려운 상태가 되기 전에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형 탈모는 이마부터 벗겨져 눈에 금방 띄지만 여성형 탈모는 머리 전체에서 골고루 탈모가 진행되기 때문에 인지가 늦는 경우도 많다. 더 전문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기에 진료와 치료가 까다롭다.

여성형 탈모증의 경우 보통 약제를 3개월 정도 사용하면 증상이 줄어들고 6개월 정도 사용하면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란다. 1년이 지나면 탈모 증상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운하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피부과 교수는 “여성 탈모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증상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여성형 탈모증은 증상이 회복된 뒤 치료를 중단하면 원래대로 악화되므로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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