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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부모에게는 여전히 짧은 명절…다시 찾아온 허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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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09 14:20:40 수정 : 2017-10-09 14: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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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기간인 6일 오후 서울역에서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가는 손녀 가족을 떠나보내며 아쉬워하고 있다.
“할머니, 안녕히 계세요.”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자식·손주들을 보게된 기쁨도 잠시. 짧은 인사를 남기고 다시 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부모님들의 마음은 한없이 허전하다.

핵가족이 보편화 되면서 자녀들이 부모님을 모시는 일이 드물어졌다. 명절이면 출가했던 자식들이 부모님댁을 방문하면서 며칠 집에 온기가 돌지만, 명절이 끝나고 다시 홀로 남겨지는 부모님들은 상실감이 크다.

이런 섭섭함과 아쉬움은 시간이 가면 잦아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정신적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울하고 불안한 기분이 오래가고,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적응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나이드신 부모님의 경우, 특히 혼자 사는 노인들이라면 평소 외롭게 지내기 때문에 상실에 대한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회복력이 낮다.

하지만 적응장애는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지면 증상도 오래가지 않는다. 부모님을 뵙고 돌아온 뒤에도 정기적으로 전화, 화상전화 등으로 안부를 묻고, 허전함을 달래드리면 걱정을 줄일 수 있다.

손보경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증상이 심하다면 단기 정신치료나 약물 치료를 생각해볼 수도 있다”며 “부모님들은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시작하고, 규칙적인 생활로 돌아감으로써 스트레스를 극복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모님댁을 자주 방문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평소 부모님의 안부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취미생활과 규칙적인 일과를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인 연락을 통해 부모님의 감정상태를 잘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연락을 잘 하지 않는 사이라면 시작이 어색할 수 있겠지만, 진심 어린 마음으로 노력하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

올 추석 연휴는 이례적으로 길다. 부모님의 관심사와 감정상태에 대해 깊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연휴가 끝나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부모님과 연락을 자주 이어나간다면 부모님의 정신·신체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나아가 핵가족화로 인한 문제점들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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