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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마다 지끈지끈 울화… 그냥 두면 병 키워요

입력 : 2017-09-24 20:50:02 수정 : 2017-09-24 20: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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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올바른 관리법은 / 내 몸속 ‘만병의 근원’ / 긍정의 힘으로 통제를
이유 없이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병원에 가니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안정을 취하고 푹 쉬면 좋아질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던 경험.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다. 하지만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아 해결하기 어렵고 막막하다.

스트레스로 인한 병원 진료인원이 가장 많은 때는 설과 추석 명절 직후다. 명절이 다가오면 신경 써야할 것들이 많은 여성들 사이에서 화병이 많이 나타났지만 최근엔 취업, 결혼 등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층도 스트레스로 인한 각종 질병에 시달린다.

스트레스는 마음을 병들게도 하지만 호르몬 이상 등을 일으켜 신체 건강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가볍게 볼 수 없다. 눈에 보이지 않기에 관리와 예방이 어렵다는 것이 더 문제다. 김동구 연세대 의대 교수(한국스트레스협회 회장)의 도움으로 스트레스가 우리 건강에 미치는 각종 영향과 현명한 스트레스 관리법을 알아본다.

◆뇌세포 죽이고 면역력 약화… 각종 문제 일으키는 스트레스

인간이 살아가면서 대하게 되는 모든 환경자극이 스트레스이다. 모든 환경자극은 통제가능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통제가능한 스트레스는 몸을 단련시키고 발달시키기 때문에 이롭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트레스는 통제 불가능한 스트레스다. 통제불가능한 스트레스는 뇌세포를 죽일 수 있으며 각종 스트레스성 질환을 일으키고 기존에 있던 질병도 악화시킬 수 있다.

스트레스로 인한 문제는 사람마다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고혈압, 협심증, 부정맥 등 심혈관계 질환, 감기나 천식 등 호흡기계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목 안에 덩어리가 생긴 듯한 느낌이 들거나 소화가 잘 안 되기도 한다. 골다공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남성은 발기부전, 여성의 경우 월경불순, 자궁출혈 등을 일으킨다. 그 외 각종 피부질환과 치과질환을 일으키며 면역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이는 암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의학적 검사 결과로는 신체 기능에 이상이 없지만 본인은 이상을 느끼는 정신적 질환도 있다. 불면증, 편두통, 공황장애, 우울증, 화병 등이 그것이다.

스트레스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같은 상황에도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학계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특정 유전자와 스트레스의 상관관계가 밝혀진 적은 없다.

김 교수는 “간혹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 이상이 나타나도 자신은 스트레스가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가 위험하다”며 “스트레스를 인지하고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지만 자신을 속이고 외면하면 뒤늦게 깨닫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평소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는지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소’는 불가능… 자신만의 방법 찾아 ‘관리’해야

통제 불가능한 스트레스가 우리의 몸과 마음에 악영향 미친다. 따라서 모든 스트레스를 통제할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 신체를 관리하고 긍정적인 심리상태를 유지하려 노력하면 대부분 환경자극은 통제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관리법도 달라져야 한다. 명상, 운동, 수다, 예술활동 등 자신에게 맞는 관리법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공통적으로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있다. 한국스트레스협회는 이를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다섯 가지 수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심호흡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심호흡을 하는 것은 ‘응급처치’ 효과가 있으며 평소에도 심호흡을 하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루에 스무 번 정도 심호흡을 하면 스트레스가 50% 정도 감소한다는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 결과도 있다.

두 번째는 신체 건강 관리, 즉 운동하고 잘 자고, 잘 먹기이다. 운동은 ‘빨리 걷기’ 같은 중강도 운동이 좋다. 하루 30분씩 하는 것이 좋고 세 번에 나눠 10분씩 해도 된다. 속도는 최대 속도로 걷다가 천천히 걷기를 반복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는 몸을 산화시켜 노화를 촉진하기 때문에 항산화 물질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좋다. 신선한 채소와 생선, 올리브오일, 견과류 등 ‘지중해식’으로 불리는 식단이다.

다음은 ‘고민거리 털어놓기’다. 사람들은 종종 스트레스의 원인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데 이는 스트레스 원인이 평소 잠재의식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단 잠재된 원인을 의식의 세계로 끌어낸 뒤 말로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마음이 어느 정도 정리된다.

스트레스의 원인을 인지했다면 ‘긍정적인 사고’로 상황을 다시 보려는 연습이 필요하다. ‘괜찮아’, ‘잘 될 거야’, ‘감사’, ‘양보’, ‘적극적 돕기’가 긍정적인 사고의 발전 단계인데, 모든 일에 ‘괜찮다. 잘 될 것이다’ 생각하는 마음만 갖더라도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스트레스 관리법 중 가장 어려운 마지막은 ‘깨달음’이다. 명상을 통해 자신을 정확히 알고, 현재를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명상으로 깨달음을 얻기는 쉽지 않으므로 스트레스 인지와 긍정적인 사고 단계를 실천한 뒤 시도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스트레스는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함께 있는 것이다.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스트레스라는 괴물의 손을 붙들고 괴로워하고 있다면, 괴물의 손을 놓고 그 두 손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더욱 중요한 다른 일들을 해나가야 한다. 나중에 돌아보면 그 스트레스가 괴물이 아니라 귀여운 강아지로 보이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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