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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한 방송 프로그램이 세기적 의문사 순위를 다뤘다. 1위는 1962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자살한 메릴린 먼로. 당시 그는 로버트 케네디는 물론 그의 형 존 F 케네디와도 내연 관계로 알려져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먼로가 둘을 협박했다고 해서 타살설이 나왔고 동생이 범인으로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알리바이가 완벽해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2위 다이애나 비, 4위 마이클 잭슨 등 10위까지 외국 스타가 8명이었다. 나머지 2명은 가수 김성재(9위)와 김광석(3위). 1995년 큰 인기를 누리다 변사체로 발견된 김성재의 사인은 2011년 SBS 드라마의 모티브가 될 만큼 미스터리였다. 1996년 복도 계단에 전깃줄로 목을 매단 김광석 죽음도 그랬다. 현장에는 받침대가 될 만한 의자가 없었고 메모광인데 유서조사 써놓지 않았다. 지난 달 타살 가능성을 제기한 영화가 개봉됐다. 김광석 외동딸 서연양이 16세였던 2007년 이미 숨졌다는 사실도 뒤늦게 공개됐다. 그러면서 김광석 아내 서모씨가 딸의 사망을 숨긴 채 김광석 저작권 등을 상속받은 딸의 재산권을 행사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안 그래도 남편 사망과 관련해 의혹을 받던 터였다.

진실을 알고싶은 대중은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걸림돌은 공소시효. 2015년 7월31일 일명 ‘태완이법’ 시행으로 2000년 8월 이후 살인죄의 공소시효는 폐지됐다. 그러나 김광석 사망은 1996년인 데다 당시 살인죄 공소시효는 15년이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이 ‘김광석법’을 추진 중인 이유다. 공소시효가 끝난 살인사건이라도 새 단서나 증거가 나오면 재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문제는 위헌 소지다. 1999년 발생한 김태완군 황산테러 사건도 소급적용에 따른 위헌 소지로 개정 법의 혜택을 보지 못했다.

아빠와 달리 딸 사건의 공소시효는 남아있다. 검경은 어제 재수사에 착수했다. 김광석 사건 재수사로 가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 암울했던 1980년대 젊은이들은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자신과 민주화의 앞날을 비관하던 이들에게 큰 위안을 준 건 김광석의 노래였다. 그의 죽음에 억울함이 있어선 안 된다. 김광석법과 재수사의 현실화가 주목된다.

허범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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