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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잘 만든 캐릭터 하나 지역 살리는 효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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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23 14:00:00 수정 : 2017-09-22 16: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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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日 ‘구마몬’ 따라하기 열풍
검은 털에 놀란 눈, 두 뺨 가득 붉은 홍조.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의 영업부장을 맡고 있는 ‘구마몬’의 모습이다. 생김새에서 알 수 있듯 구마몬은 사람이 아닌 ‘캐릭터’다. 지역 홍보를 위해 2011년 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탄생했다. 구마모토의 ‘구마(곰)’와 사람을 의미하는 현지 사투리 ‘몬’을 합친 이름이다.

구마몬 등장 후 구마모토의 인지도는 일본 전국 47개 중 하위권인 32위에서 18위로 껑충 뛰었다. 구마모토를 찾는 관광객은 2배로 늘었고, 2012년 293억엔이었던 구마몬 상품 매출은 2015년 1007억엔으로 급증했다.

국내 지방자치단체들도 한국의 ‘구마몬’을 만들겠다며 나서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본격 시작된 후 도시브랜딩을 해온 수많은 지자체들이 캐릭터와 브랜드 아이덴티티(BI), 슬로건을 개발했다.

22일 ‘한국·일본의 지자체 캐릭터’를 연구한 허영화씨의 한양대 박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2015년 현재 243개의 전국 지자체 중 88%(214곳)에서 캐릭터를 개발, 보유하고 있다.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전북을 제외한 16곳에서 모두 캐릭터를 갖고 있고,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198곳에서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 2012년 등장한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고양이’는 대표적 캐릭터 마케팅 성공 사례다. 그러나 모든 지자체의 캐릭터가 구마몬이나 고양고양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이라도 하듯 우후죽순 등장했던 캐릭터 중 대중의 기억에 남은 것이 많지 않다.

윤기헌 부산대 교수(디자인학)는 “각 지자체 고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한 뒤 만들어야 하는데, 행정편의주의에 따라 우후죽순식으로 개발됐고, 개발 후에도 관리와 활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캐릭터의 멀티 콘텐츠로서의 부가가치 창출과 같은 새로운 활용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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