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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포룸·뉴욕 무역센터… 도시 공공기념물이 품은 사연

입력 : 2017-09-23 03:00:00 수정 : 2017-09-22 15: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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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사학회 편저/서해문집/2만3000원
도시는 기억이다/도시사학회 편저/서해문집/2만3000원


공공 기념물이나 도시 건물을 통해 도시의 역사를 추적한 책이다. 도시의 다양한 공공건물은 시민의 집단적 역사인식 수준을 보여 준다. 때로는 정치권력에 의해 위로부터 기획되고 조성된다. 하지만 공공기념물은 시민 역사교육의 소중한 계기로 활용되어야 한다.

편저자는 서양 고대부터 현대까지 주요 도시 공공기념물의 역사를 다루면서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다. 1933년 1월 독일 총통에 취임한 아돌프 히틀러(1889∼1945)는 베를린을 세계제국의 수도 ‘게르마니아’로 바꾸겠다고 호언했다. 히틀러의 건축가로 알려진 알베르트 슈페어(1905∼1981)는 거대한 계획을 세웠다. 100여만명이 운집할 수 있는 거대한 광장과 500m 길이 도로를 따라 지도자궁, 군사령부, 제국의회, 18만명을 수용하는 거대한 돔을 건립한다는 것이다. 편저자는 “대도시 중심부에 거대 도로와 공공건물만을 설치하겠다는 게르마니아는 히틀러의 과대망상에서 나온 결과물이었다”고 지적했다.

편저자는 “국가기관의 거대한 건물이 민간 경제단체와 주민을 통제하는 구조를 띠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록 히틀러의 게르마니아는 무위로 끝났지만, 거대한 건축물을 올려 국가 위상을 높이겠다는 발상은 예나 지금이나 유효하다는 것.

책에는 히틀러의 도시 건축 외에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양에 세워진 공공기념물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이 담겼다. 로마 포룸의 문화경관과 변화 양상, 산마르코 광장과 베네치아의 날개 달린 사자상,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과 넬슨 기념비 조성 등에 얽힌 에피소드가 실려 있다.

9·11테러 사태로 파괴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에 얽힌 이야기는 미공개된 내용이다. 책에 나온 역사적 연원을 따라가보면 미국 현대사를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다. 아울러 세계무역센터 자리에 들어선 새로운 건축물을 통해 미국적 현실을 이해할 수 있다. 2008년 창립한 도시사학회는 2011년 ‘도시는 역사다’를 출간한 데 이어 두 번째 책을 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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