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백영철칼럼] 한·일 협력해야 북핵위기 넘을 수 있다

관련이슈 백영철 칼럼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17-09-21 21:53:06 수정 : 2017-09-21 21:53:0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일 정부 북 도발에 긴장도 높여 / 묵살 방심하는 우리와 비교돼 / 대승적으로 일본과 손잡으면 / 북 옹호하는 중국에 경고될 것 북한이 일본 머리 위로 두 번째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린 15일, 도쿄 인근에서 회사 연수를 받던 중이어서 일본의 안보 태세를 엿볼 수 있었다. 아침 일찍 TV를 켜니 일본 정부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발사 30여분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강한 말로 북한을 규탄한다”고 했다. 인도 방문을 마치고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폭거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짧게 말했다. 방송은 대피 안내를 하고 신문은 호외를 찍어 출근길에 배포했다. 일부 지역 초·중교는 임시휴교를 하고 도후쿠 신칸센 등 열차 노선은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

서울은 빠르지도 단호하지도 않았다. 호외를 찍은 신문은 없었고 파업 중인 공영 TV는 무덤덤한 보도로 시간을 메꾸었다. 차분함을 넘어 무감각하기까지 한 이런 모습은 외국인의 눈에 이상하게 비칠 수밖에 없다.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세계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 등에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 유일한 곳이 한국”이라고 표현했다. 서울에서 127㎞ 거리의 기지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서울에 떨어지는 시간이 딱 3분 걸리는데도 그렇다.

일본이 호들갑떤다고 비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의도적인 묵살로 인위적인 평화를 누리는 우리 태도가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북은 그동안 숱하게 ‘서울 불바다’ 엄포로 우리를 괴롭혔다. 한 번도 현실이 되지 않아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됐다. 그러나 이솝우화는 알고 보면 비극이다. 모두가 방심하는 순간 늑대가 나타나 무방비 상태인 양들을 잡아 먹었다. 양치기 소년의 우화를 정독할 필요가 있다. 대북 긴장도를 너무 높여 과민반응해서는 안 되겠지만 일본 긴장도의 반 정도는 유지해야 할 것이다. 

백영철 대기자 겸 논설위원
역사는 선의를 중요시하지 않는다. 1차 대전의 참혹함을 겪은 영국 총리 네빌 체임벌린이 1938년 9월 히틀러를 믿고 뮌헨 협정을 체결한 것은 전쟁을 막기 위해서였다. 영국인들은 그가 귀국하면서 “전쟁은 없다”고 외치자 환호했다. 전쟁광을 퍼주기로 달래 만든 평화의 기간은 딱 1년이었다. 1년 뒤 히틀러의 전쟁개시로 영국인들은 피와 땀과 눈물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우리라고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송영무 국방장관과 문정인 대통령특보 간의 불화는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만든다. 조선 인조 때 고관대작들은 청나라의 대군을 앞에 두고 남한산성에서 주전파와 주화파로 갈려 싸웠다. 구한말 고종과 중신들은 국가의 존망이 화급한 상황에서 친러파와 친일파로 찢어져 싸웠다. 국방장관이 대통령 특보를 대놓고 “학자처럼 말을 해 개탄스럽다”고 비난한 것은 지나쳤다. 그렇다고 청와대가 나서 60만 대군의 선두에 서는 국방장관을 공개경고한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장병들이 장관을 우습게 보면 군기가 제대로 유지되기 어렵다. 망국의 역사를 되풀이할 셈인가.

정부의 유화적 정책이 문제의 다가 아니다. 그보다는 안보라인이 팀워크를 이뤄 일을 되게 하는 역량, 가짜가 아닌 진짜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인식, 그것을 지키기 위한 굳은 의지가 있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 간 벼랑 끝 전술이 임계점을 향하고 있다. 4차원 아이들처럼 동문서답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평화를 지키려면 가능한 대안을 찾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한·미 공조는 두말할 필요가 없고 보완책으로 한·일 협력지수를 높이 끌어올려야 한다. 한·일 협력은 사드보복을 저지르고 북한을 옹호하는 중국 횡포를 막는 지렛대로도 손색이 없다. 일본의 국력과 기술력, 군사력은 상상 이상이다. 무소불위인 중국도 ‘한+미’와 ‘한+일’에서 합쳐지는 삼각 융합력을 두려워할 것이다. 아베 총리의 과거사 인식이 마음에 안 들지만 대승적인 발걸음이 필요하다.

민간차원의 한·일 교류 활동도 더 긴밀해져야 한다. 연수에서 도쿠노 에이지 일본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회장은 “양국의 우호 증진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한·일 협력도 차근차근 하다 보면 단단해질 것이다.

백영철 대기자 겸 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