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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트럼프와 힐러리, '북핵 방치' vs '김정은에 놀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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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21 15:53:44 수정 : 2017-09-21 16: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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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문제를 놓고 가시 돋친 설전을 계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힐러리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를 방치함으로써 현재의 북핵 위기를 초래했다고 공격을 퍼부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겨냥해 “국무장관 시절 북한이 핵무기를 연구하고, 개발하도록 허용해놓고(빌 클린턴도 마찬가지), ‘사기꾼’(the crooked) 힐러리가 지금 나를 비난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적을 깎아내리기 위해 별명을 붙이고, 이 별명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나쁜 이미지를 덧씌우는 게 트럼프의 장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조롱하기 시작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CBS의 심야 토크쇼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힐러리의 뒤끝

힐러리는 최근 펴낸 회고록 ‘무슨 일이 있었나’(What Happened) 출간을 계기로 주요 방송국 등 언론사를 종횡무진으로 누비고 있다. 힐러리는 트럼프가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19일에는 CBS 방송 심야 토크쇼인 ‘레이트쇼’에 출연했다. 힐러리는 유명 코미디언 스티븐 콜베어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트럼프의 유엔 연설에 대해 “매우 어둡고 위험했다”고 혹평했다. 힐러리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상황이 우리의 동맹국과 우리나라에 위험한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의 위협을 종식하기 위해 함께 힘을 합치자고 말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면서 “로켓맨이라고 부르지 말고…”라고 주장했다. 힐러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동맹국과 우리에 대한 어떤 공격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되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훈수했다.

◆트럼프의 반격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의 발언에 발끈해 트위터를 통해 버락 오바마 1기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힐러리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트럼프는 또 ‘이글펀딧’이라는 트워터리언이 쓴 글을 리트윗했다. 이 글은 “이것은 위선의 극치이다. 오바마와 클린턴은 북한에 유화정책을 사용함으로써 사실상 북한에 핵무기를 안겨 주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저명한 목사였던 빌리 그레이엄의 아들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프랭클린 그레이엄이 올린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 지지 글을 리트윗했다. 그레이엄은 이 글에서 “나와 함께 우리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자”면서 “다수의 정의로운 자들이 소수의 사악한 자들에게 맞서지 않으면 악이 승리한다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에 일깨워주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자신에게 가장 우호적인 폭스 뉴스의 ‘폭스 앤드 프렌즈’ 프로그램에 “훌륭한 쇼였다”고 칭찬하는 트윗을 날렸다. 이 프로그램에는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출연해 “미국인은 누군가 분연히 일어나 전사로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고, 미국인은 이제 트럼프에게서 바라던 그것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의 트로이 목마

힐러리는 최근 방송 출연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푸틴의 트로이 목마’라고 비난했다.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의 지시로 지난 미국 대선에서 자신에게 적대적인 힐러리를 떨어뜨리려고 민주당 선거대책위 이메일 망을 해킹했다고 미국 정보기관이 밝혔었다. 이 때문에 푸틴이 미국을 점령하려고 트럼프를 트로이의 목마처럼 이용하고 있다는 게 힐러리의 주장이다.

힐러리는 최근 CBS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가 김정은과 푸틴의 손안에서 놀아나고 있다고 비난했다. 힐러리는 “지금 북한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트럼프는 동맹국인 한국을 공격하는 등 일관성이 없다”고 질타했다. 힐러리는 또 “솔직히 말해 트럼프가 트윗으로 말하는 것은 김정은과 푸틴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그들이 웃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힐러리는 “트럼프가 김정은과 푸틴에게 놀아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힐러리는 MSNBC 방송에서는 트럼프에게 “트위터 그만하고, 외교 협상을 서두르라”고 힐난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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