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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두 번째 방미…北 협상 테이블 유도 할 수 있을까

입력 : 2017-09-17 18:35:51 수정 : 2017-09-17 22: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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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유엔 기조연설 관전포인트는 / 국제사회 ‘2375호’ 충실 이행 촉구할 듯 / 지난 7월 ‘베를린 구상’ 발표 빛바래 / 文, 北 연쇄 도발에 강경모드로 전환 / “국제사회 평화적 해결책 위해 설득” / 한·미·일 견고한 파트너십 결성 과제 /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도 목소리 낼 듯 18일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두 번째 미국 방문 일정 중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세계 최대 다자 외교무대인 유엔총회에서의 기조 연설이다. 이를 통해 세계 안보 최대 현안으로 비화한 북한 핵·미사일 도발 대응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에 대해 당사국으로서 입장을 밝히게 된다.

이미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독일 방문 기간 중 북한에 대한 전향적 대화·경제협력 비전을 담은 베를린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이 미사일 연쇄 도발에 이어 핵실험까지 감행하면서 빛이 바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왼쪽)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지난 6월 28일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배웅나온 인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최근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에 문 대통령은 이전보다 강경해진 상태다. 지난 15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선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 때문에 유엔총회에서도 문 대통령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국제사회가 안보리 결의 2375호를 충실히 이행하는 데 일치단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서도 “유엔 총회장으로 향하는 제 발걸음은 한없이 무겁다. 그렇지만 국제 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이익을 지키고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노력하겠다”며 “국제 사회가 우리와 함께 평화적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향후 예상되는 북한의 강력한 도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7차 핵실험인데, 이 셋 중 추가 도발이 이뤄진다면 더 강한 안보리 차원의 결의가 있으리라 예상하지만, 현재는 2375호의 완벽한 이행에 초점을 맞출 때”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2375호 이행에 초점을 맞추고 추가제재·압박에 대한 얘기는 정상 간에 나올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국제사회 합의로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긴박한 한반도 정세와 관련, 결과가 가장 주목되는 건 21일로 예정된 한·미·일 정상회담과 현재 일정을 논의 중인 한·미 정상회담이다. 대북 압박·제재의 주축인 한·미·일 간에는 문 대통령 취임 후 11회에 걸친 북 핵실험·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북 기조 및 주도권 등을 놓고 이견 노출이 끊이지 않았다. 첫 방미 때 상견례를 하고 정상통화도 수차례 한 한·미·일 정상이 삼각 파트너십을 견고하게 쌓는 게 중요 과제다. 외교가에서는 현 단계에서 가용한 외교·군사적 옵션이 모두 3국 정상 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반도 위기 해소의 국제사회 중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방미 첫날 이뤄질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접견도 주목받고 있다. 강대국이 주도하는 안보리와 별개로 유엔 사무총장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 설명이다. 정부가 지난주 800만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 방침을 발표한 것도 구테흐스 총장 접견에 앞서 유엔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차원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12일(현지시간) 제72차 유엔총회 의장인 미로슬라브 라이착 슬로바키아 외교장관이 개막을 선언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도 문 대통령 이번 방미의 중요 목적이다. 문 대통령은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유엔총회에 참석하기로 한 것도 평창동계올림픽을 세계에 홍보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했을 정도다.

출국을 앞둔 주말 동안 문 대통령은 공개일정을 잡지 않고 순방 준비에 집중했으나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강릉시 석란정 화재 진압 중 사망한 이영욱 소방위·이호현 소방사 순직을 애도하는 등 국내 현안 관련 메시지도 빼놓지 않고 챙겼다. 문 대통령은 “두 분의 희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천붕(天崩·하늘이 무너짐)과 참척(慘慽·자손이 부모나 조부모보다 먼저 죽는 일)의 아픔을 겪은 유가족에게 마음을 다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또 작곡가 윤이상 탄생 100돌을 맞아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 한반도 남쪽의 작고 아름다운 항구도시에서 출발한 윤이상의 음악은 독일 베를린에 이르러 현대음악의 가장 중요한 성취가 됐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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