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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핵 개발 끝장” 선언한 北, 전술핵 재배치 거부한 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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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17 23:27:01 수정 : 2017-09-17 23: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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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무력 완성” 듣고도 / 정부는 ‘핵 카드’ 포기 고집하나 / 실질적 안보방책 제시해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무제한 제재와 봉쇄 속에서도 핵 무력 완성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는지를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종착점에 거의 다다른 만큼 국가적인 모든 힘을 다해 끝장을 봐야 한다”고도 했다.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북태평양에 쏜 15일 순안 비행장에서 한 말이다. 북한 핵무장에 임하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의지를 대변해 주는 발언이다.

화성-12형은 정상 각도로 발사돼 3700여㎞를 날아갔다. 방향만 돌리면 괌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 수순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실거리 발사를 통해 미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공격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한다. 6차 핵실험을 통해 사실상 수소탄까지 보유하게 된 북한이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을 겨냥한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한다는 뜻이다.

북한의 핵 폭주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면 실질적인 대응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집권여당에서부터 엉뚱한 소리만 들린다.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전술핵 재배치를 위해 방미한 자유한국당을 향해 “치기어린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추미애 대표는 “국론분열 행위”라고 공격했다. “전술핵은 군사적 효용성이 낮다”며 “킬 체인으로 보완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부가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는 마당에 비난만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의문스럽다. 킬 체인 같은 재래식 무기체계로 핵 공격을 막아낼 수도 없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지적대로 공기총으로 어떻게 대포를 막아내겠다는 것인가.

더 우려스러운 것은 청와대의 태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핵 개발과 전술핵 재배치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주먹을 휘두르는 마당에 가드마저 내리는 꼴이다. 한반도 전술핵은 대북 제재에 어깃장을 놓는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는 유용한 수단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을 철회하기 위한 외교적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정부·여당이 이런 수단을 스스로 포기하겠다고 하니 이런 아마추어식 대응이 없다.

정부는 국가안보를 지킬 실질적인 방안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미·일에서 핵무장론이 제기되는 것은 북한의 핵 폭주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이나 전술핵 재배치 또는 독자 핵무장에 찬성하는 것도 똑같은 이유에서다. 어정쩡한 대응으로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없다. 정부·여당은 지금이라도 깊이 성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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