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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떠돌이 아이의 '엄마' 된 전직 교사…남아공 '희망의 상징'으로

입력 : 2017-09-14 13:00:00 수정 : 2017-09-14 13: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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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와 가난 등으로 거리에 내몰린 아이들을 보살펴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여성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쓰레기통 뒤지며 먹을 것 찾던 아이들은 그의 손을 타고 다시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울 수 있게 됐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남아공 케이프타운 하엘리샤에 사는 로지 마샬은 1989년 이곳에 이사를 온 뒤, 거리에서 쓰레기통 뒤지는 아이들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전직 교사인 로지는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해 먹을 것을 줬다. 자신이 내민 손이 나중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리라고는 상상도 못한 채로 말이다.

 

남아공 케이프타운 하엘리샤에 사는 로지 마샬(사진)은 1989년 이곳에 이사를 온 뒤, 거리에서 쓰레기통 뒤지는 아이들을 발견하고는 집으로 초대해 먹을 것을 줬다. 집이 보호소가 되고, 혼자 살던 그곳이 거리를 떠돌던 아이들로 붐비기 시작하면서 로지는 갈 곳 없는 아이들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했다. 유엔 산하 아동구호기관 유니세프(UNICEF)는 남아공에서만 고아가 370만명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이 중 절반은 에이즈 때문에 부모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 영상 캡처.


집이 보호소가 되고, 혼자 살던 그곳이 거리를 떠돌던 아이들로 붐비기 시작하면서 로지는 갈 곳 없는 아이들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했다. 보호소 운영 중단을 고민할 정도로 힘이 부치던 2000년의 어느날, 로지는 문 앞에 버려진 한 아기를 발견하면서 다시금 생각을 고쳤다.

유엔 산하 아동구호기관 유니세프(UNICEF)는 남아공에서만 고아가 370만명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이 중 절반은 에이즈 때문에 부모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앞에 버려진 아기가 늘고, 병원에서도 아이를 보살펴달라는 연락을 받으면서 같은해 말에는 로지의 집이 오갈 데 없는 아이들 67명으로 가득 찼다. 운영이 힘겨우면서도 아이들을 쉽게 내칠 수 없었던 그는 속으로 ‘신께서 나를 지치지 않게 하신다면, 아이들을 보살피겠습니다’라는 기도를 올릴 뿐이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 하엘리샤에 사는 로지 마샬(사진)은 1989년 이곳에 이사를 온 뒤, 거리에서 쓰레기통 뒤지는 아이들을 발견하고는 집으로 초대해 먹을 것을 줬다. 집이 보호소가 되고, 혼자 살던 그곳이 거리를 떠돌던 아이들로 붐비기 시작하면서 로지는 갈 곳 없는 아이들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했다. 유엔 산하 아동구호기관 유니세프(UNICEF)는 남아공에서만 고아가 370만명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이 중 절반은 에이즈 때문에 부모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 영상 캡처.


로지가 직접 담당하거나 그와 손잡은 사회단체가 보살피는 아이들이 현재는 5000명 규모에 달한다고 CNN은 전했다.

로지에게 도움을 청한 아이 중에는 결핵이나 태아 알코올 증후군을 앓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태아 알코올 증후군은 임신부의 음주 때문에 태아에게 신체적 기형과 정신적 장애가 나타나는 선천성 증후군을 말한다.

로지는 “10대 후반~20대 초반 고아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다”며 “스스로 삶을 꾸려나갈 수 있게 농사 요령이나 이력서 쓰는 방법, 컴퓨터 등 갖가지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독립성을 기르도록 하는 게 교육의 목적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 CNN 영상 캡처.


로지는 자신이 운영하는 보호소가 하엘리샤에서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앞으로 자기가 할 일이 더 많다고 밝힌다. 그러면서 “일부는 나처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어한다”며 “그들이 바라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CNN 영상 캡처.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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