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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부적격' 판정…인사 실패 '진퇴양난' 빠진 靑

입력 : 2017-09-13 19:09:35 수정 : 2017-09-13 22: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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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 철회 땐 인사라인 문책… 임명 강행 땐 黨·靑 ‘난기류’ / 與 최후통첩에도 朴 자진사퇴 안 해 /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에 靑 침묵 지켜 / 文, 조국·조현옥 보호위해 임명 가능성 / 野 “독선” 반발땐 김명수 표결 악영향 / 與는 예산안 처리 등서 野 도움 절실 / “朴 후보자 본인의 결단만 남아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국회가 13일 ‘부적격’으로 판정하며 청와대는 진퇴양난에 처하게 됐다. 20여명의 후보군을 검토한 끝에 청와대가 지명한 박 후보자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조차 퇴짜를 놓은 것은 청와대에 심각한 내상이다.

청와대는 이날 종일 국회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침묵을 지켰다. 청와대 참모들이 모여 진행하는 오전 현안점검회의에선 전병헌 정무수석이 “오늘 상임위에서 박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한다”고 보고한 것 이외에 별도의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부적격 보고서를 채택한 오후에도 청와대는 침묵을 지켰다.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 결단만 남은 상태인데, 이는 국회에서 정식으로 보고서가 청와대에 송부되는 14일에나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머리 아프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왼쪽 세번째) 등과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이날 오후 열린 국회 산자중기위에서 홍 의원을 제외한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됐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인사 검증은 청와대만 하는 게 아니라 청와대가 지명·추천한 이후에 언론, 국민, 국회가 함께 검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국회 검증 결과를 존중한다면 박 후보자 지명철회가 순리에 맞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지명철회 사례로 당장 ‘인사·검증라인 문책론’이 들끓어오를 수밖에 없다. 박 후보자는 차치하고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조현옥 인사수석 보호를 위해서라도 인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게다가 문 대통령 역시 박 후보자의 직무수행에 결정적 하자가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인사 강행이 이뤄진다면 ‘문재인정부 독선·오만’ 공세의 더 큰 빌미를 야당에 줄 수 있다. 더욱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여야가 김 대법원장 임명동의와 박 후보자 자진사퇴·지명철회를 주고받을 가능성도 제시한다. 하지만 이는 ‘여의도식 정치’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문 대통령 성정과 거리가 먼 발상으로 평가된다.

이번 사태로 당·청 관계 역시 난기류에 휩싸일 전망이다. 민주당은 박 후보자 자진사퇴를 유도하기 위해 미리 인사청문경과보고서에 부적격이라고 명시할 계획이라는 점을 발표했다. 사실상 청와대와 박 후보자에게 최후통첩을 한 것이다. 민주당이 산자중기위 전체회의 소집을 두 차례나 연기해줄 것을 요청한 것도 보고서 채택 시점을 최대한 늦춰 박 후보자에게 자진사퇴할 시간을 벌어주겠다는 의도였다. 그럼에도 박 후보자는 물러나지 않고, 집권여당이 청와대 인사에 반대하는 형국이 만들어졌다.

게다가 청와대가 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여당은 향후 정국운영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형편이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 사태로 정국이 급속하게 얼어붙은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정기국회 입법·개혁 과제와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을 위해 국민의당을 비롯한 야당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에서 관련 절차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박 후보자 본인의 결단만 남은 것 아니겠느냐”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하지 않거나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으로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나중에 얘기하자”고 답했다.

박성준·박세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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