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멕시코 강진에 초토화된 ‘빈민촌’… 주민들 “모든 걸 잃었다” 망연자실

입력 : 2017-09-11 20:34:48 수정 : 2017-09-11 20:34:4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사망 90명 중 71명 오악사카 주민 / 주거환경 열악해 붕괴 피해 집중 / 이재민 80만명… 구호물품 태부족 “주민 80만명이 사실상 모든 걸 잃었다. 어떻게 재건해야 할지 막막하다.”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주의 알레한드로 뮈라 주지사는 규모 8.1의 강진 발생 나흘째인 10일(현지시간) “오악사카주의 41개 도시가 지진 피해를 입었고, 전체 주민 400만명의 20%가 사실상 갈 곳을 잃었다”며 “특히 진원과 가까운 후치탄시에서만 5000개 이상의 집이 부서졌다”고 밝혔다. 뮈라 주지사는 당장 구조작업 인력도 부족하지만 향후 무너진 건물을 복구하는 데 몇년이 걸릴지 모르겠다고 한숨지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강진으로 최소 90명이 숨졌는데, 오악사카주에서만 7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고산지대가 많은 오악사카주는 특히 토착 원주민 등 빈민촌이 집중된 탓에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7일 강진 발생 후 여진이 800회 가까이 이어졌는데, 규모 4.5 이상의 강한 여진만 60회에 육박한다. 주민들은 추가 붕괴 우려 탓에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집 앞 공터나 축구장 등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정전으로 한때 200만명이 어둠 속에서 생활했다.

오악사카주에서는 치아파스주와 인접한 후치탄에 피해가 집중됐다. 전체 사망자의 30%가 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토착 사포텍족이 주로 사는 후치탄은 시청 건물이 완전히 무너지는 등 도시 전체가 피해를 입었다. 건물에 갇힌 생존자나 추가 사망자 수색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NYT는 “후치탄의 피해가 워낙 커서 10명가량이 숨진 인근의 익스탈테펙에서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구조작업에 나섰다”며 “대부분의 마을이 비슷한 처지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식수와 음식, 병원 부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NYT는 “익스탈테펙에서만 3000가구에 대한 구호물품 제공이 시급하다”며 “후치탄에서 가장 큰 병원이 파괴돼 환자들을 주변도시로 보내고 있는데, 거동이 힘든 환자들은 무방비 상태”라고 지적했다. 후치탄에 사는 의사 마리아 테레사 살라스는 “항생제와 마취제는 물론 멸균된 의료장비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물이 없어 트럭을 기다려야 하고, 전기가 끊겨 엑스레이 촬영 방법도 없다”고 절망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