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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에는 핵’… 초강경 대북카드 만지는 트럼프

입력 : 2017-09-10 17:55:17 수정 : 2017-09-10 21: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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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한국 전술핵 재배치 용인 등/ 공격적 대북옵션 논의… 中에도 통보”/ 北 ICBM 도발·6차 핵실험 대응/‘가보지 않은 길 간다’ 의지 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위협에 핵으로 맞서는 초강경 옵션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 내 전술핵무기 재배치,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이후 미국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및 한·일의 핵무장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NBC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는 ‘트럼프팀, 공격적 대북 옵션 준비’란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 3일 백악관에서 열린 긴급 국가안보회의(NSC)를 주재해 대북 대응책을 검토한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NBC는 미 정부가 외교·군사적 조치를 담은 ‘대북대책 패키지’를 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멕시코서 추방당하는 北 대사 멕시코 정부로부터 추방명령을 받은 김형길 멕시코 주재 북한 대사(가운데)가 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북한대사관 앞에서 멕시코 정부 결정을 비난하는 언론보도문을 읽고 있다. 그는 북한 핵프로그램이 미국과 관계된 것일 뿐 멕시코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라며 멕시코의 이번 추방명령을 “무지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멕시코시티=AFP연합뉴스

백악관 관계자는 NBC에 “트럼프 정부는 한국이 요구하면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일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다수는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미국이 30여년간 유지해온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깨는 것이라고 NBC는 보도했다.

하지만 미 조야에서는 북한의 핵개발로 한반도 비핵화 구상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상황에서 북한과 대화가 재개돼도 김정은체제가 생존과 직결된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해 ‘공포의 균형’을 찾는 게 낫다는 게 트럼프 외교안보팀 일각의 구상이다.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B61-12 스마트 전술 소형 핵폭탄.
자료사진

미 정부는 한·일 핵무장을 중국을 움직이는 지렛대로 사용할 계획도 마련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NBC에 “미 정부 관리들은 중국 측에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 보다 강력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한·일이 독자적 핵무장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며, 미국은 이를 제지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통보했다”고 밝혔다. ‘핵을 가진 북한’과 ‘핵을 가진 한·일’ 중 선택하라고 중국 측에 압력을 가하는 셈이다.

미 외교안보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무기를 이용한 선제타격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NBC는 “국가안보 보좌진은 대통령에게 대북 선제타격이 포함된 군사옵션과 지역안보 공약 준수를 위한 핵능력 방안 등을 제시했다”고 백악관과 국방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전했다. 외과수술식 폭격으로 북한 핵·미사일 능력을 무력화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북한을 한순간에 제압하려면 미국이 전술핵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은 이에 맞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면 중국이 북한을 지원할 것이라고 미국 측에 통보했다”고 미 정부 관리가 말했다. 동맹국인 우리나라도 북한에 대한 공격에 반대하고 있어 선제공격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많다.

트럼프 정부가 검토 중인 또 다른 옵션은 유럽에서 운용 중인 지상 기반 SM-3 요격미사일 배치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SM-3 등을 도입해 다층방어체계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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