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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식 전술핵 공유 필요… 北, ICBM으로 대미 협상 노릴 것”

입력 : 2017-09-10 18:21:41 수정 : 2017-09-10 21: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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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前 합참 차장 인터뷰/北 3차 핵실험, 南 레드라인 넘어/남은 건 美에 대한 레드라인뿐/6차 때 수소폭탄 실험 완성한 듯/韓·美군사동맹 중대한 위협 직면/北 지대함 미사일, ICBM급 위협/韓 자체 응징력 향상 뒷받침돼야
“북핵 문제에 대한 (군사적) 해법의 하나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방식의 핵 공유가 거론될 수 있다.”

군사전략통인 신원식(사진) 전 합참차장(예비역 육군 중장)이 1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군사적 해법의 하나로 핵 공유를 언급했다. 나토식 핵 공유(Nuclear Sharing)는 미국이 핵을 보유하지 않은 나토 회원국과 전술핵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체제를 뜻한다. 이에 따라 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벨기에·터키 5개국의 6개 공군기지에 미국의 전술용 핵폭탄인 B61이 160~240기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전술핵 재배치의 경우 핵무기 운용과 투입의 모든 권한이 미국에 있는 것에 비해 핵 공유는 참가국이 자국 내 핵 사용에 대한 결정력을 갖고 핵 운용 계획에 참가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신 전 차장은 또 북한의 레드라인(Redline·정책 변경의 한계선) 월선 논란과 관련해 “북한은 한국의 레드라인에 대해서는 이미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 당시 넘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레드라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레드라인에대한 월선에 대해선 “(핵 탄두가 탑재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ICBM 실전배치 포기를 대가로 한 북·미 협상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는 한국을 향한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것은 인정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신 전 차장은 육사 37기로 국방부 정책기획관, 수도방위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을 역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해 관계자들에게서 핵탄두에 들어가는 땅콩 모양의 핵폭발장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사진을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핵폭발장치 뒤쪽에 케이블로 연결된 물체는 핵기폭장치로 보인다. 김 위원장 뒤편에는 ‘화성-14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힌 안내판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은.

“지난 3일 6차 핵실험은 북한의 주장대로 (수소폭탄의) 2단계 폭발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3단계까지 폭발했다면 만탑산이 무너지고 중국이 난리났을 것이다. 수소폭탄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는 추가 핵실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남북 간 힘의 균형이 붕괴한 것 아닌가.

“재래식 전력은 일부 지상군 전력을 제외하면 우리가 우위에 있다. 문제는 북한의 비대칭 전력이다. 격차가 너무 벌어졌다. 주일미군과 괌을 겨냥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하는 ICBM, SLBM까지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북한의 핵·미사일 전략 종착점은.

“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ICBM 실전배치는 포기할 테니 (북·미) 협상을 하자고 할 것이다. (비핵화가 아닌) 핵 동결을 하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을 향한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에 핵탄두를 다는 것은 인정하라는 얘기다. 북한의 전략적 목표는 한·미동맹의 디커플링(decoupling·탈일치)에 맞춰져 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진정한 의미가 여기에 있다. 향후 북·미 협상의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한·미군사동맹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군사동맹은 같은 위협에 대해 공동의 이익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동의 이해관계가 사라지게 된다. 결국 이혼하게 돼 있다.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시점이다.”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겠나.

“고민할 것이다. 북한 주장을 수용하면 국제적 리더십 추락과 핵 도미노 현상이 불가피하다. 미국이 (핵 무기·개발 프로그램 포기를 의미하는 비핵화가 아니라 핵 동결로써 더 이상 핵 확산을 막는) 비확산으로 가면 골치 아파진다. (비확산을 목표로 한) 핵 동결과 비핵화의 의미는 굉장히 중요하다.”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에서 주목할 점은.

“사실 ICBM, SLBM만큼이나 중요한 전략적 수단이 지대함(地對艦)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의 개발은 미국의 한반도 증원전력을 봉쇄하는 작전에 나선다는 의미가 있다. 북한은 유사시 미국이 한국전에 참전하려고 하면 로스앤젤레스를 겨냥해 ICBM을 쏘겠다고 할 것이다. 그래도 미국이 의지를 꺾지 않는다면 2차로 한반도에 근접하는 항모강습단을 겨냥해 지대함 미사일을 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을 것이다. 이 경우 개전 초기 미국 전력의 한반도 이동은 쉽지 않다.”

―북핵 해법으로 무엇이 있다고 보나.

“외교적 해법과 군사적 해법으로 구분될 수 있다. 핵은 북한 입장에선 생존 문제다. (핵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생존에 위태롭다고 판단되면 포기한다. 그런 포기를 이끌어낼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 미국의 대중 경제제재 조치가 관건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미국이 아시아 쪽에 힘을 쏟을 여지가 생겼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군사적 해법은 미국의 확장억제력 신뢰성 제고에 맞춰질 것이다. 나토 방식의 핵 공유가 거론될 수 있겠다. 최근 얘기되는 전술핵 재배치는 마이너한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여기에 한국의 자체 응징보복 능력 향상이 뒷받침돼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레이저 무기 개발, 다중 미사일방어망이 구축돼야 한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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