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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 병원' 운영하며 혈세 300억원 챙긴 사무장 구속

입력 : 2017-09-07 13:28:38 수정 : 2017-09-07 13: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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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여력이 없어 병원을 개업하지 못하는 의사의 명의를 빌려 요양 병원을 차린 뒤 의료급여와 보험료 등을 부정 청구해 혈세 수백억원을 챙긴 병원 사무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이른바 ‘사무장병원’ 운영자 김모(52)씨를 구속하고 의사 조모(54)씨와 박모(5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다른 의사 명의를 빌려 병원을 이중개설해 돈을 챙긴 의사 이모씨(62)와 송모씨(54)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사무장병원은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의사, 의료법인, 비영리법인 명의를 빌려 운영하는 병원을 의미한다. 김씨는 2011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경기도 용인에서 조씨와 박씨 명의로 요양병원 2곳을 개설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험사에서 요양·의료급여 291억원, 보험금 27억원 등 318억원을 부정 청구한 혐의를 받는다.

의료법상 병원을 개설할 수 없는 김씨는 의사인 조씨와 박씨를 병원장으로 고용해 병원을 개설한 뒤 '행정원장' 직함으로 사실상 병원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약 7년간 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 등 291억원, 보험사에 의료비 등 27억원을 부정 청구했다. 조씨와 박씨에게는 매달 1000만∼1600만원가량의 월급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약 25년간 병원 행정직으로 근무한 김씨는 요양병원이 치료 목적으로 누구든 입원할 수 있고 환자 수에 따라 요양·의료 급여와 보험료 등을 손쉽게 청구할 수 있는 점을 노리고 요양병원을 설립했다. 김씨는 병원의 실소유자라는 것을 숨기려고 자신이 투자한 게 아니라 조씨와 박씨에게 돈을 빌려준 것처럼 위장하는 '금전대차약정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김씨는 또 병원 돈 수십억원을 자신의 주머니에 챙겼다. 자신의 급여 명목으로 월 1900만원을, 부인을 병원 직원으로 허위 등록해 월 450만원을 각각 챙겼다. 또 외제차 리스 비용 월 300만원과 자녀학자금 등도 병원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경찰은 다른 의사 명의를 빌려 병원을 2곳 개설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료급여 등 104억원을 부정 청구한 의사 이모(52)씨와 이씨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돈을 받은 송모(54)씨도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의료법에는 의사 1명이 병원 1곳만 운영할 수 있게 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 개설 의사가 아닌 사람이 병원에 투자하는 경우 투자금액과 보유지분 등을 신고하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사무장병원과 타인 명의 병원 개설 등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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