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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먹거리와 생필품 안전 불안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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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06 23:07:17 수정 : 2017-09-06 2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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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달걀·생리대 유해성 등 / 잇단 파동에 국민들 불안 가중 / 국민 안전은 국가 존립의 기반 / 법·제도 정비해 안전망 강화를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 파동이 일었을 때 우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이어 우리에게도 같은 문제가 있음이 밝혀졌다.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 비펜트린 등이 검출된 것이다. 살충제 달걀이 맹위를 떨치고 있을 즈음 ‘유럽산 소시지로 인한 E형 간염 바이러스’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유럽산 햄과 소시지가 E형 간염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해서 판매는 물론 수입도 전면 금지된 것이다. 연이어 터진 것은 ‘맥도날드 불고기 버거’ 사태다. 불고기 버거를 먹은 초등학생과 교사가 동시에 복통, 설사, 고열 등 장염 증상을 앓았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불고기 버거 판매가 전국적으로 잠정 중단됐다.

이런 일련의 사태는 먹거리에서만 끝나지 않고 급기야 ‘생리대 유해성 문제’로까지 옮겨갔다. 여성의 생활필수품이랄 수 있는 생리대에서 유해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생애주기 긴 기간에 걸쳐 사용되고 피부에 장시간 접촉한다는 점에서, 또 건강상 매우 민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설대우 중앙대 교수·분자세포병리학
‘살충제 달걀’에서 검출된 피프로닐, 비펜트린 성분은 이, 진드기 같은 곤충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신경 독성 물질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뇌에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식용이 가능한 가금류에는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보건 당국은 달걀에서 검출된 정도는 농도가 낮아서 사람에게 안전한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신경 독소는 매우 예민한 문제다. 낮은 농도로도 장기간 노출될 경우 사람에게 어떤 위험이 있을지는 연구가 더 필요해 보인다.

‘유럽산 소시지로 인한 E형 간염 바이러스’ 문제는 최근 영국에서 E형 간염 환자가 급증하면서 불거졌다. E형 간염은 E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급성으로 생기는 간질환인데, 주로 E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돼지 등 육류를 덜 익혀 섭취할 경우 감염된다. 유럽발 E형 간염 바이러스 사태는 유럽 일부 국가에서 생산된 비가열성 소시지가 E형 간염 바이러스로 감염된 육류를 사용해 발생한 문제로 추정되고 있다. E형 간염은 건강한 성인인 경우 대부분 피로,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보이다 자연 회복되지만 임신부, 노약자,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충분히 익혀서 먹으면 감염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맥도날드 불고기 버거’ 사태는 기본적으로 식재료 관리, 위생 상태 및 조리 환경과 관련이 깊다. 장염은 크게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증상은 식중독과 비슷하다. 음식을 완전히 익히고 청결한 조리위생을 유지할 경우 예방할 수 있다. 잘 관리되지 않을 경우 집단발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맥도날드처럼 전국적인 프랜차이즈 체인망을 가진 사업자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맥도날드는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도 구설에 휘말려 있는데, 이 증후군 역시 장출혈성 대장균과 관련이 있으므로 맥도날드는 위생문제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생리대 유해성 문제’는 정부 당국과 시민단체 간 분석 결과에 대한 해석을 놓고 진실게임 성격으로까지 비화되고 있지만 ‘유해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 성분’이 분석에서 검출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분석 결과가 직접적으로 ‘유해성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유해하기 위해서는 물질의 농도, 몸으로 유입되는 경로, 몸 안에서의 잔류와 배출, 또 실제적 독성 여부 등 평가돼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여성의 걱정이 크다는 점이다. 보건 당국은 유해성 여부를 신속하고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민 안전은 국가의 존립 기반이다. 법과 제도 등을 재정비해 먹거리·생활용품에 대해서는 충분히 안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설대우 중앙대 교수·분자세포병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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