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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개 씨앗 곳곳에 숨기고도 잊지 않는… 새의 능력

입력 : 2017-09-02 03:00:00 수정 : 2017-09-01 22: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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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뇌를 폄하하는 ‘새대가리’ 통념에 반기
알려지지 않은 새의 기억력 과학적으로 입증
흔히 조류에 비유하는 표현은 머리가 나쁜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 쓰인다. 영어에도 새와 관련된 부정적인 표현이 많다. ‘새대가리’와 같은 의미인 ‘버드 브레인’(bird brain)을 비롯해 쓸모없거나 시시한 물건을 가리켜 ‘포 더 버즈’(for the birds)라 부르기도 한다.

미국의 자연·과학저술가 제니퍼 애커먼은 신간 ‘새들의 천재성’에서 이 같은 편견에 정면으로 맞선다.

책은 뇌의 능력이 크기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뇌의 크기가 작은 새들은 도구를 사용할 줄 알며, 수백곡의 노래와 소리를 기억한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3만개가 넘는 씨앗을 넓은 지역에 숨겨놓고도 잊지 않으며, 낯선 곳에서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찾는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한다.

‘007’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뉴칼레도니아까마귀는 물이 든 병 속에 먹이가 부리에 닿지 않자, 여러 개의 돌을 넣어 수위를 높인 뒤 꺼내 먹는다. 뉴칼레도니아까마귀는 도구를 만들기도 한다. 마음에 드는 막대기를 만들기 위해 잔가지 옆에 붙은 조그만 가지들을 다 잘라낸다. 마음에 드는 도구는 장소를 옮길 때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카리브해찌르레기는 먹이를 물에 씻어 먹는다. 먹이에 묻은 흙이나 독성물질을 제거하고 삼키기 힘든 먹이의 털이나 깃털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사료를 물에 불려서 줄 때는 물에 다시 담그지 않는다. 주변에 먹이를 훔쳐 갈 경쟁자가 있을 때도 물에 넣지 않는다.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행동한다는 의미다.

책은 이런 새들의 이야기를 통해 뇌와 지능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것을 권한다. “새는 잠시 머물다 가는 발랄한 친구가 아니다. ‘자기만의 언어’로 대화하고, 다른 개체의 마음을 이해하는 창의적이고 노련하며 쾌활하고 영리한 천재들이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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