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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경희 힐링 에세이 ‘마음아, 이제 놓아줄게’ 잔잔한 감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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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25 11:23:15      수정 : 2017-08-25 11:23:14
“엄마, 호~ 해 줘. 어릴 적 우리는 다치기만 하면 엄마를 불렀다. 엄마는 어린 우리에게 전지전능한 하느님이었다. 여기 쓰인 이야기들은 다친 어떤 이들의 상처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상처를 들여다보며 따뜻한 입김을 불어넣는 이야기다.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지 않아도, 누군가의 따뜻한 입김으로, 혹은 걱정스러운 눈빛과 포옹으로 고통과 통증이 덜어지게 되는 이야기다.”

지난해 중앙일보 조인스닷컴에 장편 ‘제8요일의 남자’를 연재한 소설가 이경희(54)가 마음 속 상처를 지우지 못한 이들을 위로하는 치유 에세이 ‘마음아, 이제 놓아줄게-예술가 27인의 마음치유 이야기(도서출판 행복에너지)’를 펴냈다.

치유를 주제로 한 램번트 갤러리 주최 ‘마음, 놓아주다’ 미술 공모전(展)에 당선된 27명의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2012년 ‘아시아문예’ 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경희는 대표작으로는 ‘연의 기록’, ‘작약(炸藥)’ 등이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작가 이경희는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해서 마음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대학에서 문학과 함께 미술심리상담 공부를 했을 정도로 특히 미술과 연관된 마음치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27명 모두와 인터뷰를 한 이경희는 “그들은 자신의 뛰어난 작품과 작가노트, 그리고 치유 기록을 스스럼없이 꺼내 놓았다”며 “거기엔 작품을 통해 승화시킨 그들의 상처와 고통의 이야기가 오롯이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린 ‘마음 놓아주다’ 전시회와 함께 열린 저자 사인회에서 이경희 작가(왼쪽)가 마음 속 상처를 지우지 못한 이들을 위로하는 27가지 사연을 담은 저서 ‘마음아, 이제 놓아줄게’에 서명을 하고 있다.
이경희는 ‘마음아, 이제 놓아줄게’의 내용은 타인 27명의 이야기이자 자기 자신의 이야기라고 털어놓는다.

“모든 상처는 끝내 놓지 못하고 안간힘으로 붙들고 있는 ‘마음’ 때문이다. 상처를 들여다보며 애써 아픔을 기억할 필요는 없다. 아픈 이유는 그걸 꼭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놓아주면 되는 것이다. 놓아주는 것은 마음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함이다. 그래서 놓아줄 때에도, 한꺼번에 힘이 쏠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마음을 조절해가며 놓아야만 한다. 그들의 이야기에 힘입어 내 마음도 함께 훌훌 놓아주었음을 고백한다. 책을 읽는 동안, 모른 척 덮어두고 혼자 아팠던, 혹은 너무 아파 외면했던 모든 상처들을 꺼내 함께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때, 당신도 온전히 다 놓아주었기를 기대한다.”

한때 ‘힐링(Healing)’이 사회적 키워드로 자리 잡았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몸과 마음을 치유하지 못하고, 복잡한 세상 속에서 방황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왜 우리는 여전히 진정한 ‘힐링’을 하지 못할까?

‘마음아, 이제 놓아줄게’는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알려준다. 예술가 27명의 치유 기록을 엮어낸 책은, 작품을 통해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킨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화가 개개인의 작품 소개와 함께 작가의 생각, 또 저자 본인의 이야기를 덧붙여 상처를 치유하는 하나의 과정 속으로 독자를 천천히 안내한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읽는 이들도 마음속에 꽁꽁 감춰두었던, 아플 것을 알기에 꺼내보지 못했던 과거의 ‘나’와 직면하게 된다. 여전히 울고 있는 ‘과거의 나’를 만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함께 울며 불쌍히 여겨 그들을 보내주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 손을 놓아주어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든 일이 생기면 누군가에게 먼저 털어놓기보다는 속으로 삭이거나, 한참을 고민한 후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을 하곤 한다. 결국은 마음속에 담아 두고, 끌어안고, 또 그 상처와 몇날 며칠을 함께하는 것이다. 너무나 아프기 때문에 쉽게 털어내 버릴 수 없는 내 마음 속 상처들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놓아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떠나보내지 못해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고, 떠나간다고 해서 슬퍼할 일도 아니다. 그저 우리는 쥐고 있던 주먹을 펴고, 붙잡고 있던 마음을 놓아주면 된다. 진정한 ‘힐링’ 즉 ‘마음 치유’를 하지 못한 이유를 알지 못했기에 우리는 여전히 치유와 힐링이 필요하다고 믿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김승현의 작품 ‘Faded’. 희망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을 표현한 작품으로 헤어진 연인에게 진심을 담아 쓴 11장의 편지를 활용했다.
작품 ‘희망’과 함께 ‘색깔이 바래다, 바래게 만들다, 서서히 사라지다’라는 의미를 가진 ‘Faded’를 출품한 김승현(26)은 “헤어진 연인을 잡기 위해 진심을 담아 급급하게 써내려간 편지 11장을 꼴라쥬 형식으로 표현했다”면서 “희망이 점점 사라져 간다는 것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자신의 그림을 설명했다.

권선복 행복에너지 대표는 출판 후기에서 “책에 등장하는 27명은 모두 ‘마음을 놓아줌’으로써 내면의 아픔과 상처를 승화시킨 사람들”이라며 “‘마음 놓아주기’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행복과 긍정의 에너지를 채우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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