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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종교인·애국지사 그리는 장영우 화백

입력 : 2017-08-24 13:49:54 수정 : 2017-08-24 13: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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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종교인과 애국지사를 그리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장영우 화백.
건국 100주년 기념 해에 대비해 애국인사 초상화를 돌(자연석)에 그리는 사람이 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 자신의 작업장에서 스톤캐리커쳐(스톤커쳐)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장영우(57) 화백은 30여 년간 시사만화가로 일해 왔고 지금도 주간지 등에 만평을 그리고 있다.

장 화백은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했지만 1987년 신문 창업 붐을 타고 취미로 그리기 시작한 만평을 지방 일간지에 투고하면서 취미가 평생의 업으로 발전한 케이스다. 대전 소재 중도일보에 4컷만화 뜸부기와 중도만평을 그리기 시작한 장화백은 만평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사만평가의 길로 들어섰다. 한 곳에 묶이는 것이 싫어 여러 신문에 만평을 그렸다. 산업경제신문, 조세금융일보, 제일경제신문, 새한일보, 검경일보 등 다양한 매체에 만평을 기고했다.

일간지에 기고를 할 때는 일이 많아 새벽 3시부터 만평 그리는 데 집중했지만 지방이라는 제한된 활동 영역으로 인해 전국적인 이슈가 안됐다. 신문사 촉탁 만평이라는 것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보수가 넉넉지 않아 생활은 항상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재능이 좋은 젊은 층은 웹툰이라는 나름대로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지금은 전국 종합일간지나 지방지 할 것 없이 만평을 게재하는 곳이 별로 없다. 시사만평을 그려도 댓글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겪는다고 한다. 문제가 생기면 소송으로 비화하기도 하는데 회사가 방호막 역할을 제대로 못 해주고 댓글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도 크다고 말했다. 지금도 월간지 주간지 등 7곳에 기고를 하고 있지만 틈틈이 돌에 초상화를 그리는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3년 전 머리도 식힐 겸 지방에 여행을 갔다 지인으로부터 수석 몇 점을 선물 받고 답례로 돌에 초상화를 그려 선물 한 것을 계기로 새로운 장르 개발을 시작했다. 조선시대 초상화 기법과 현대 유화 기법 등을 가미한 스톤커쳐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돌에 꽃이나 동물을 그리는 기법은 있지만 초상화를 그리는 작가들은 없었다.

지난 2월 전현직 시사만화가들이 참여한 ‘2017 한국시사만화가 초대전’에 출품한 장 화백의 돌에 그린 작품이 색다른 시도라는 호평을 받으면서 3월에는 시청앞 지하에 사무실 겸 갤러리를 마련해 종교인 초상 스톤커쳐를 전시하기도 했다. 

그동안 시사만평을 통해 익힌 감각과 전통적인 초상화 기법으로 만든 작품이 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작년 명동 성당 지하 1898갤러리에 선 보인 교황과 추기경의 얼굴을 담은 작품은 장 화백의 작품을 주변에 알리는데 한몫 했다. 전시회의 장소에 맞게 주로 천주교 인물을 작품으로 만들었다. 다음에는 불교 인물을 비롯해 기독교 등 여러 종교의 지도자들을 돌에 그리고자 한다.

장 화백은 모든 초상화들이 벽에 걸어놓는 천편일률적 작품보다는 돌에 그려 가까이 두고 감상하는 차원에서 스톤커쳐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국의 시점을 임시정부로 보는 측과 1948년을 보는 시각차가 존재하지만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건 애국자들의 마음은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이들 애국선열을 담은 작품 50여점을 만들어 전시회를 개최하고 애국선열을 기리는 박물관 등에 기증할 생각이다.

한 작품을 만드는 데 1주일이 걸리며 원 바탕인 돌이 변하지 않는 한 색이 바라거나 변형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요즘은 과거 극장 간판 그림을 수십년 간 그린 사람도 찾아와 기법에 대해 묻는다고 한다. 장 화백은 “스톤커쳐라는 새로운 장르, 새로운 문화를 통해 천편일률적인 초상화영역에 변화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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