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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목격자’ 故 힌츠페터 추모전 개최

입력 : 2017-08-21 21:09:45 수정 : 2017-08-21 21: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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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일까지 광주시청서 진행
브리사 택시·고인 유품 등 전시
“내 인생에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최초의 엄청난 슬픔과 서러움이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종군기자로 활동할 때도 이렇게 비참한 광경은 본 적이 없었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존 모델인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1980년 5월 광주의 처참한 모습을 말한 대목이다. 독일 제1공영방송 일본 특파원이던 힌츠페터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몰래 광주에 들어와 계엄군이 저지른 참사현장을 필름에 담아 독일 본사로 보냈다. 얼마 후 광주의 진실이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택시운전사는 힌츠페터가 택시를 타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이동해 당시 항쟁의 진실과 참상을 세계에 알리는 과정을 담은 영화로 올해 첫 1000만 관객을 모았다.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은 지난 21일 광주시청 1층 시민의 숲에서 힌츠페터를 추모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아! 위르겐 힌츠페터 5·18 광주진실’이라는 주제로 다음달 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고인이 기록한 1980년 5월 항쟁의 순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전한다. 힌츠페터가 1980년 5월 광주 잠입 당시 실제 사용했던 안경과 여권이 유가족의 배려로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됐다. 여권은 당시 힌츠페터가 일본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올 당시 사용했던 것으로 힌츠페터의 서명이 선명하게 보인다.
21일 광주시청 1층 시민숲에서 열린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 사진전에서 고인이 사용했던 여권과 안경, 영화 ‘택시운전사’ 속 소품인 카메라가 전시돼 있다.
광주=연합뉴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1973년식 연두색 브리사 택시와 카메라도 소품 대여업체인 퍼스트 애비뉴의 도움으로 전시됐다. 제작사 측은 외국까지 뒤져가며 7개월에 걸쳐 외관은 그대로 유지하고 내부는 완전 개조해 영화에 등장한 택시로 만들었다. ‘사복조’ 감시를 피해 달았던 전남 번호판, ‘김만섭’ 이름과 배우 송강호 사진으로 발행된 운전등록증, 동그란 백미러와 구슬방석까지 영화 속 모습을 그대로 되살렸다.

힌츠페터는 1963년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 함부르크 지국 영상기자로 언론인 생활을 시작했다. 1973년부터 1989년까지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할 당시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취재했다. 1995년 은퇴한 그는 2003년 11월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받았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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