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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준 기자의 엑스트라 이닝] 젊은 투수들의 어깨 싱싱할 때 보호하라

입력 : 2017-08-21 21:06:30 수정 : 2017-08-21 2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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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버두치 리스트’ 가설 유효
전년보다 30이닝 이상 던지면
부상·부진… KBO서도 64% 적중
함덕주·박세웅 등 관리 필요
NC 투수 구창모
최근 프로야구 NC와 kt가 젊은 선발 투수들에게 휴식 조치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NC는 지난 16일 구창모(20)를 체력안배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김진욱 kt 감독도 선발 고영표(26)의 선발로테이션 일정을 조정해 평소보다 하루 더 휴식을 줬다. 이는 전년 대비 급격하게 투구 이닝이 늘어난 투수들의 명단을 일컫는 ‘버두치 리스트’라는 새로운 개념을 바탕에 둔 조치다. 2006년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톰 버두치가 만 25세 이하 젊은 투수가 전년보다 30이닝 이상을 더 던지면 그 다음 시즌에 부상이나 부진을 겪는다는 가설을 세우면서 나온 말이다. 실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메이저리그 투수 40명 중 26명이 1년 뒤 부진을 겪었고 2년 뒤까지 부상과 부진 없이 꾸준한 활약을 보인 선수는 2명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를 KBO리그에 적용한 사례도 있다. 기록통계 사이트 스태티즈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버두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75건 중 버두치 가설이 적중된 사례가 64%라고 밝혔다. 또한 당장은 아니더라도 메이저리거 류현진(LA 다저스)을 비롯해 김광현(SK), 윤석민(KIA) 등도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수술대에 오르거나 장기결장하고 있다. 특히 수술과 재활로 7년의 공백기를 가진 조정훈(롯데)의 경우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급격한 투구수 증가를 경험했다.


결국 버두치 리스트는 젊은 투수들의 어깨를 싱싱할 때 보호해야 한다는 근거가 되고 있다. 김성근 전 한화 감독처럼 힘있는 젊은 나이에 많이 던져야 한다는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이제 KBO리그 구단과 지도자들도 이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순위싸움은 젊은 투수 보호의 걸림돌이다. 선두경쟁 중인 두산 함덕주(22)의 경우 지난해 28.1이닝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올해는 벌써 111이닝을 넘겼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올해 143이닝을 소화할 수 있어 작년 대비 4배 이상 많은 이닝을 던지게 된다.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롯데의 경우 박세웅(22)과 김원중(24) 등에게 휴식을 줄 여유가 없다. 이밖에 최원태(20·넥센), 김대현(20·LG), 임기영(24·KIA) 등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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