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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페셜 - 우주 이야기] (26) 미국은 왜 다시 달 탐사 나섰을까

입력 : 2017-08-19 10:00:00 수정 : 2023-11-12 20: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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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nation will return to the moon, and we will put American boots on the face of Mars.”(우리는 달로 돌아갈 것이며, 미국의 발자국을 화성 표면에 남길 것이다)

지난달 6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플로리다주의 케네디우주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긴 연설이다.

미국은 달 표면에 사람을 보내 성조기를 꽂은 유일한 국가이다. 미국은 유인 달 탐사(아폴로 프로젝트) 성공은 냉전시대 소련과 치열한 체재 경쟁에서 승리를 알리는 일대 사건이었다.

 

이후 막대한 비용과 위험성 때문에 유인 아폴로 계획은 지속되지 못했다. 그런 미국이 최근 다시 달에 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왜 다시 달에 주목한 것일까.

아폴로 계획 후 미국은 주로 지구 궤도 중심의 우주 개발을 추진해왔다. 특히 국제우주정거장의 건설과 우주왕복선에 초점을 맞췄다. 우주왕복선으로는 1977년 ‘엔터프라이즈’를 시작으로 ‘컬럼비아’와 ‘챌린저’, ‘디스커버리’, ‘아틀란티스’, ‘엔데버’호가 지속 개발되어 활용되었으나 챌린저와 컬럼비아의 사고와 막대한 비용 등의 문제로 사업을 지속할 수 없었다.

 

우주왕복선의 발사 모습. 출처=미국항공우주국(NASA)

이에 미국은 낡은 우주왕복선을 차례로 퇴역시키는 한편 국제우주정거장 중심의 지구 저궤도 활용에서 벗어나 달을 우주 탐사의 전초기지로 삼고 이어 유인 화성 탐사까지 실현하겠다는 ‘콘스틸레이션 프로그램’(Constellation Program)을 발표한다.

 

2000년대 후반에 계획된 이 프로그램은 우주왕복선을 대체할 차세대 우주선과 새 로켓의 개발, 나아가 국제 월면기지 건설까지 포함하고 있다. 실로 엄청난 규모의 거대 우주개발 계획이었다. 무려 970억달러 이상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계획에는 10여개 국가가 참여를 검토했다. 그러나 세계경기 침체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계획 자체가 흐지부지 되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2010년 결국 공식 취소되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후 2년 만에 다시 초대형 발사체와 우주선 개발을 뼈대로 한 ‘화성으로의 여행’(Journey to Mars) 계획을 발표한다. 2033년까지 화성에 미국의 발자국을 남기겠다는 게 그 목표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달을 화성 탐사를 위한 ‘테스트 베드’(Test bed)로 활용한다. 화성과 같은 먼 우주를 탐사할 수 있는 기술의 실증을 위해 달 근처에서 일련의 임무를 수행하고, 앞으로 화성에서 살며 일할 수 있는지 그 능력을 시험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개발 중인 우주선 ‘오리온’(Orion)을 새로운 대형 발사체인 SLS(Space Launch System)에 탑재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하는 게 이 계획의 시작이다. 먼저 내년에는 사람이 타지 않은 오리온 우주선을 발사시켜 약 3주에 걸쳐 달 궤도까지 비행했다 귀환시키는 시험을 한다. 이 임무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우주인을 태운 오리온 우주선이 달 궤도를 돌아오는 임무를 수행하며, 이후 장거리 우주탐사 임무를 준비하게 된다. 이어 2021~22년쯤 우주비행사를 태운 오리온 우주선을 달 근접 궤도까지 보냈다가 귀환시킨다.

 

달 궤도에는 2026년까지 지구 궤도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과 같은 우주정거장이 구축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 정거장의 이름을 ‘심우주로 통하는 문’(Deep Space Gateway·DSG)이라고 지었다. DSG가 구축되면 여기에 우주인을 보내 1년간 체류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화성까지 가야 하는 장기 우주여행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인 셈이다.

 

미국이 2026년까지 달 궤도에 구축할 계획인 우주정거장 ‘심우주로 통하는 문’(Deep Space Gateway)의 상상도. 출처=미국항공우주국(NASA)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국가우주위원회(National Space Council)를 재조직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다시 우주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며 “우리는 개척자들의 나라이며, 위대한 미국의 다음 국경은 우주다”라고 선언했다.

 

미국이 중장기적으로 제시한 최종 탐사 목표는 화성이지만, 당면한 과제는 거의 50년 만에 새로 진행되는 유인 달 탐사다. 달 탐사 역시 막대한 예산과 실패의 위험을 감내해야 하는 사업이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이 우주에서 다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아마 경쟁보다 협력과 교류를 시사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 지금 미국뿐 아니라 많은 우주 선진국들이 다시 달 탐사에 나서고 있다. 유럽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인도도 달 탐사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우리나라 역시 달 탐사를 추진 중이다. 2020년 무렵 인류의 달 탐사는 절정에 이르게 될 것이다. 미국의 움직임이 세계의 우주 탐사 방향과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해야 할 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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