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종어보 환수 당시 1471년 제작한 것이라고 발표했던 문화재청은 문화재 행정·연구 기관으로서 권위와 신뢰에 타격을 입게 됐다. 게다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2월 어보 소장기관인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의 홈페이지 정보를 수정했지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감추려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8일 문화재청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다시 찾은 조선왕실의 어보’ 특별전 간담회를 열고 2015년 미국에서 환수한 덕종어보가 조선왕실의 유물이 아닌, 1924년 다시 만들어진 물품이라고 밝혔다. |
덕종어보는 성종이 아버지에게 온문의경왕(溫文懿敬王)이라는 존호를 올릴 때 바친 유물이다. 그러나 1924년 종묘에 절도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라졌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조선왕실의 업무를 맡아보던 관청인 이왕직이 조선미술품제작소에 제작을 지시했고, 이때 다시 만들어진 물품이 종묘에 안치됐다.
김 관장은 환수 당시 감정에 소홀하지 않았냐는 지적에 대해 “환수할 때는 1471년에 만들어진 원품이라고 생각했다”며 “1924년에 함께 재제작된 예종어보들과 모양이 비슷해 따로 성분 분석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덕종어보를 진품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원품은 아니지만, 현존하는 덕종어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유일한 덕종어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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