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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와 만납시다] 8살 조카가 '레이저포인터'를 원한다고 완구점에서 말해보았다 (上)

입력 : 2017-08-19 08:00:00 수정 : 2017-08-18 22: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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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구점 주인들은 ‘초등학생’이 갖고 놀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아이가 무척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의 한 주택가 상가에 자리한 완구점.

오가는 사람들을 빤히 쳐다보던 완구점 주인은 “어서오세요”라며 기자를 반기더니 “무엇을 찾느냐”고 물었다.

기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레이저포인터를 찾는다고 했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조카가 가지고 싶어한다면서 사줘도 되는지 미리 살펴보고 싶다고 말했다. 좋은 삼촌이라며 조카가 인터넷 접근성이 좋은 것 같다고 주인은 너스레를 떨었다.

사실 기자는 조카가 없다.

 
레이저포인터 실험장면. MBC 영상캡처.


완구점 주인이 추천한 레이저포인터는 두 종류였다.

일반 막대기형으로 가격은 5000원이 되지 않았다, 다른 하나는 가격이 조금 더 높다고 완구점 주인은 말했다. 그는 “아차”하더니 “그 정도 나이라면 ‘총’을 더 좋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비비탄총을 말하는 줄 알았으나, 놀랍게도 레이저가 나오는 권총 모양의 장난감이 따로 있었다. 요즘 이런 물건도 있느냐는 질문에 완구점 주인은 새로운 종류의 물건을 소개해준 데 따른 뿌듯한 표정을 짓기까지 했다.

제품 상자를 살펴보니 사용연령은 모두 ‘만 19세 이상’으로 되어 있었다. 일반 성인이 되어서야 취급할 수 있는 레이저포인터를 ‘초등학생’에게 추천해준 셈이다.

기자가 잘 안내하리라고 믿어서인지 모르겠으나, 초등학생이 쓰겠다는데도 말리려는 시도를 완구점 주인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이날 들른 완구점 5곳 주인들은 초등학생 조카가 갖고 놀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듣고도 말리지 않았다. 한 완구점 주인은 너무 비싼 건 사주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조언까지 했다.

만약 당신이 완구점 주인이라고 가정한다면, 어느날 찾아온 꼬마가 “레이저포인터 주세요”라고 말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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