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장동건 "25년 연기생활 너무 조심스러웠죠…이젠 다작 하고파"

입력 : 2017-08-17 15:55:46 수정 : 2017-08-17 15:55:4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브이아이피'로 3년 만에 스크린 복귀
연기생활 25년째인 장동건은 다작 배우는 아니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브이아이피'도 '우는 남자'(2014) 이후 3년 만의 복귀작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는 '브이아이피'와 '7년의 밤' 등 두 편의 영화를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내달에는 내년 선보일 신작 '창궐' 촬영에 들어간다. 다소 길었던 공백기를 거쳐 작품 활동에 시동을 건 듯하다.

17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며 "25년 동안 연기를 했는데 돌아보니 기간에 비해 작품 수가 적다는 게 후회됐다.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너무 주저주저했던 것 같아요. 젊었을 때 더 많이 해야 했는데 애늙은이였던 것 같기도 하고. 이전에는 작품을 선택 할 때 신중을 기하느라 70%가 좋더라도 30%가 신경 쓰이면 고사한 경우가 많았어요. 요즘에는 60%가 좋으면 해보자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일까? 장동건은 '브이아이피'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일단 스토리가 재미있었어요.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많긴 하지만, 북한에서 귀순한 연쇄살인마라는 설정이 있을 법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주요 캐릭터 중 유일하게 심경 변화를 겪으면서 두 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박재혁이라는 인물도 매력적이었고요. '신세계'를 연출했던 박훈정 감독에 대한 신뢰감도 있었습니다."
 
'브이아이피'는 범죄 액션영화 '신세계'로 호평 받은 박훈정 감독의 신작이다. 국정원과 미 CIA의 기획으로 북한에서 귀순한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그를 놓고 경찰, 국정원 요원, 미국 CIA 요원, 북한 보안성 요원 등이 얽히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장동건이 맡은 국정원 요원 박재혁은 조직의 지시에 순응해 연쇄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VIP를 비호하다가 그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딜레마를 겪게 된다.

"초반에는 도덕적인 양심이나 정의감을 누르고 현실을 넘어서지 않으려는, 업무에 충실한 회사원의 모습이지만, 김광일의 실체를 보고 딜레마를 겪으면서 현실을 넘어서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장동건은 박재혁이 겪는 심경 변화를 연기로 드러내기보다는 빼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심경 변화를 드러내서 표현하면 마지막 반전이 너무 심심해질 수 있잖아요. 감정을 많이 드러내지 말고 억누르자는 감독님의 주문이 처음에는 답답하고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촬영 회차가 거듭하면서 이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또 "변화된 모습보다는 평범한 회사원의 모습을 연기할 때가 더 재미있었다"며 "평범한 역할 연기는 디테일을 생각해야 하고 표현법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작품 선택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버린 그는 '너무 잘생긴' 외모에 대한 부담감도 떨쳐버린 듯했다. 다양한 역할을 하려면 잘생긴 얼굴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었을 것 같다는 질문에 "굳이 극복할 필요가 있을까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잘생긴 얼굴 때문에 연기 변신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수없이 들었어요. 하지만 못생긴 얼굴도 마찬가지죠. 어차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안에서 해야 하는 거니까요." 

박훈정 감독의 전작 '신세계'는 총 460만 관객을 동원한 히트작이어서 이번 작품이 어느 정도의 흥행 실적을 올릴 지도 관심거리다.

장동건은 "예전에는 흥행 같은 건 내 몫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신경 안 쓰려고 했지만, 이젠 생각이 바뀌었다"며 "(감독님의) 전작 '신세계'의 기록은 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흥행에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지나고 나서 보면 결과가 좋았던 작품이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으로 남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애정 가는 작품들도 많은 관객이 보지 않으면 의미가 퇴색하는 것 같습니다."

3년 만에 복귀한 장동건에 앞서 아내인 고소영 역시 드라마 '완벽한 아내'를 통해 10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그는 "오랜만에 복귀하니까 부담될 법도 한데 부담 갖기 보다는 설레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며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상대방의 일을 적극 응원하지만, 상대방의 연기에 대해서는 전혀 코멘트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 작품에 출연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도 "너무 어색할 것 같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큰 애한테 두 사람이 같이 출연했던 '연풍연가'를 보여준 적이 있는데 보면서 많이 쑥스러워하더라고요. 오글오글하다고(하하). 사실 제가 출연한 영화가 대부분 청소년관람불가여서 보여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은데 자꾸 거친 영화만 들어오고, 현실은 그렇지 않네요."

결혼 이후 사생활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두 사람은 최근 인간적인 모습도 많이 보여주면서 한층 친숙하고 편안해진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저는 '신비주의'라서 그런 게 아니라 성격이었던 것 같아요. 고소영 씨와 열애설을 인정하고 나서도 선뜻 사람들 많은 곳에 가지 못했죠. 둘이 손잡고 동네 한 바퀴 걷는 연습을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가장 큰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아이들 데리고 키즈카페에 가고 축구교실도 데려가고 하다 보니 별거 아니더라고요."

내달 촬영에 들어갈 '창궐'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다. 스크린에서 사극 연기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작 의지'를 내비친 장동건은 다음에 하고 싶은 장르로 '멜로 영화'를 꼽았다.

"최근 가장 좋았던 영화가 '라라랜드'였어요. 다음에는 '라라랜드'처럼 쿨하면서 가슴을 울리는 그런 멜로 영화를 해보고 싶네요."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