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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재주는 하청이 돈은 대형마트가…PB상품의 두 얼굴

입력 : 2017-08-16 21:26:22 수정 : 2017-08-16 21: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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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비중 1%P 상승하면 점포당 이익 최대 900만원 ↑ / 제조업체는 수익 안늘어
자체 브랜드(PB)상품 활성화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기업형 유통업체들의 배만 불려준다는 국책연구기관 보고서가 나왔다. 하청 제조업체는 재주만 부린 곰 신세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6일 KDI 포커스 ‘PB상품 전성시대, 성장의 과실은 누구에게로 갔나?’ 보고서를 발표했다. PB상품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의뢰해 생산한 제품에 자체 상표를 붙여 파는 것이다.

PB 상품 시장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대형마트 3사, 대형슈퍼마켓(SSM) 3사, 편의점 3사의 PB 매출액을 합한 규모는 2008년 3조6000억원에서 2013년 9조3000억원으로 5년 만에 2.5배나 증가했다.

덩달아 유통업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많이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6∼2014년 도소매업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들여다본 결과 PB상품 매출비중이 1%포인트 상승하면 점포당 매출액은 평균 2230만원, 유통이익은 270만∼900만원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유통업체 이익이 하청 기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위원이 PB상품을 납품하는 국내 제조업체 1000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소상공인을 제외한 모든 기업군에서 PB상품 매출비중이 증가할수록 매출액은 감소했다. 대기업마저도 자기 잠식 효과로 PB 매출비중이 1%포인트 올라갈 때 전체 매출액이 10억9000만원 감소했을 정도다. 소형 제조업체는 PB상품 납품으로 매출액이 증가하긴 했지만 영업이익은 늘지 않았다. 빛 좋은 개살구인 셈이다.

가장 큰 원인은 거래상 지위 불균형에서 찾을 수 있다.

조사결과 PB 납품업체 309개사 중 30개사(9.7%)가 불공정거래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납품단가 인하 요구(34%)가 가장 많았고, 포장변경비용 전가(22%), PB 개발 강요(14%), 판촉행사비용 부담(12%), 부당반품(12%) 등이 뒤를 이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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