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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대화 제의에도 北의 침묵 여전…UFG 훈련 분수령

입력 : 2017-08-15 19:10:32 수정 : 2017-08-15 19: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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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화·이산상봉 문 열어 놓고 일제 징용피해 공동조사 첫 제안 / 文, 핵·미사일 도발 중단도 촉구 / 北, 美와 대치 국면… 호응 난망 / 21일 UFG 훈련이 분수령 될 듯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담긴 대북 제의에 긍정적으로 호응하고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에 남북 간 군사대화의 문이 열려있음을 강조하면서 이산가족 상봉 및 고향 방문과 성묘 제의에 대한 조속한 호응을 촉구하고, 남북관계 개선 시 일제시기 강제징용 피해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도 제안했다. 군사대화와 이산상봉을 핵심으로 하는 이산가족 관련 제의는 지난달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놓은 ‘베를린 구상’ 이후 국방부와 통일부, 대한적십자사가 북한에 제의했으나 북한의 무반응으로 뜻을 이루지 못한 사안이다.

남북한이 공동으로 일제시기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조사하자는 제의는 이날 처음 나온 것이다. 문 대통령 스스로 “남북관계가 풀리면”이라고 말할 만큼 군사회담과 이산상봉과 달리 당장 북한의 긍정적 호응을 기대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은 “북한이 현재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이산상봉 제의 등에 긍정적으로 호응하고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북한도 미국과 긴장 고조 수위를 지속하는 것은 부담이 큰 만큼 언젠가는 남북대화를 국면전환의 돌파구로 이용할 여지는 남겨놓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군사령부 보고 받는 김정은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14일 북한 전략군사령부를 방문해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전략군화력타격계획이라는 제목의 지도를 보는 사진을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지도에는 북한에서 괌까지 미사일이 날아가는 경로를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 라인이 그려져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북한의 추가 핵·미사일 도발 중단을 촉구했으나 북한의 도발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스스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을 중단하고 핵 동결로 나아갈 것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ICBM 실전배치 및 핵무기 소형화를 위한 추가 핵실험에 대한 기술적·정치적 수요가 있어 국제사회의 대북 정책 공조가 특별히 강화되지 않는 한 한반도 긴장 고조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 실장의 견해다.

북한의 추가 도발 여부의 분수령은 오는 21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은 14일 탄도미사일 운용부대인 전략군사령부를 찾은 자리에서 한반도 핵 전략자산 배치를 문제 삼으며 미국에 공을 넘겼다. 김 위원장이 미국의 올바른 선택과 행동을 요구하며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미 천명한 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한 대목은 UFG 기간 한반도 내 전개되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빌미로 한 추가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괌 타격 위협이) 실제 발사를 전제로 한 것으로 그럴 능력도 있고 의지가 확고하다”며 “그냥 두면 할 것이라고 보고 압박과 공포감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는 그동안 벼랑 끝 대치를 하면서도 물밑 접촉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던 전례가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어볼 필요가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북한이 괌 포위사격을 위협하고 북·미 대화의 고리가 될 수 있는 억류 미국인 문제에 대해 여전히 완고한 입장이어서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도 “억류 미국인 문제는 지금의 조미(북미)관계 분위기상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최근 뉴욕 북·미 접촉 통로를 통하여 북·미 사이에 억류 미국인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는 외신 보도들이 나도는 것’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는 당분간 북·미 간 대화 가능성을 희망하는 관측에 선을 그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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