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독] 경찰청장 ‘외부수혈’ 셀프개혁… 민간인 출신 ‘수장’ 나오나

입력 : 2017-08-15 18:22:28 수정 : 2017-08-15 22:11:4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 주도 포석… 개방직 논의 공감대
경찰이 경찰청장직을 정당인을 포함해 민간에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본격 검토 절차에 들어갔다.

경찰이 자체 개혁을 통해 경찰 수장의 자리를 외부에 개방함으로써 경찰권 비대화에 대한 의구심을 털어내고 인권보호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등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경찰이 오히려 조직차원의 정치인 끌어안기에 적극 나설 경우 ‘정치경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산하기관인 치안정책연구소는 ‘경찰청 개방형 직위 관련 연구’의 중간 보고회를 지난달 열었다. 경찰청은 이 보고를 토대로 오는 10월까지 관련 절차를 마무리한 뒤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간 보고에서 경찰청장을 개방직으로 전환했을 경우 선발절차와 자격요건 등을 상세히 마련하라는 주문이 나왔다.

주요 골자는 △지원자의 자격 기준을 경찰 경력이 있는 자로 한정할 것인지 △정당인을 포함할 수 있는지 △외부 인사가 들어올 경우 차관급의 대우를 받는 경찰청장(치안총감)의 직급은 어떻게 유지·변경되는지 ‘경우의 수’를 최대한 점검하고 법적·실무적 측면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도록 했다.

현재 6명의 치안정감 중에서 한 사람이 경찰수장에 오르는 것을 감안하면 개방직 전환이 실현될 경우 직급 체계의 대폭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문재인정부 들어 경찰청장 개방직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경찰 내부에서도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의 이 같은 행보는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를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경찰청장직을 개방할 경우 그간 ‘정권 입맛에 따라 경찰 총수가 정해졌다’는 정치 편향성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경찰의 바람대로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면 경찰 권력이 통제가 어려워질 정도로 비대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는 데다 ‘인권 경찰’로서의 이미지 제고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찰이 정권이나 조직 입맛에 맞는 정치인을 경찰청장으로 적극 끌어들여 조직의 힘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적 영향력에서도 검찰에 밀리는 경찰이 조직 내부의 박탈감과 패배감을 해소하는 효과를 노리고 이 같은 방안을 거론했다는 것이다.

이미 일부 경찰 사이에서는 “정치적인 역량이 뛰어난 인물이 청장으로 오면, 경찰 입김도 좀 세지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경찰청장 개방직 전환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함바집 비리 사건’으로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구속되고 경찰 조직에 대한 개혁 논란이 불붙자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은 “경찰 내부의 힘만으로 개혁은 한계에 다다랐다”며 이 같은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최근에는 경찰권 비대화 문제가 제기되자 이철성 청장이 “(수사권을 준다면) 청장을 외부에 맡기는 조치도 감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김영식 교수는 “그동안 경찰청장 임명과 관련해 ‘조직 이기주의’, ‘코드 인사’ 논란이 늘 있었다”며 “경찰이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고 수사권 조정 등 현안을 개혁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유능한 인물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청장직 개방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 조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내부에서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