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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논란에 北리스크까지…한은 금리인상 딜레마

입력 : 2017-08-14 21:07:45 수정 : 2017-08-14 21: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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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상반기 경제성장 양호 판단 / 부동산대책과 공동보조 필요성 / 靑서도 “현 1.25% 문제” 지적 / 시장선 “경제 불확실성 많아 / 2017년내 인상은 시기상조” 분석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한국은행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경기 회복세와 물가, 정부 정책기조,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미국 금리 인상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이었는데 최근에는 북한 변수까지 더해졌다.

14일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올해의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31일, 10월19일, 11월30일 세 번이 남아 있다. 기준금리는 현재 1.25%로, 지난해 6월부터 14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미 시장에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보낸 상태다. “경기 회복세가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의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했다. 한은은 지난 4월과 7월 두 번에 걸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상향 조정했다. 올 들어 1~7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고, 지난해 말 93∼94 수준이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 7월 111.2로 오르는 등 소비심리도 회복되는 등 상반기 성적이 나쁘지 않다. 하반기 상품수출과 설비투자가 각각 3.5%, 9.5% 증가하는 등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한은은 전망하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 가계부채 종합관리 대책 등 정부의 가계부채 안정화 기조에 한은 금리 정책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은이 그동안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 탓에 1400조원까지 가계부채가 폭증하지 않았느냐는 책임론이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전 정권에서 기준금리를 너무 낮춰버리는 바람에 가계부채와 부동산 폭탄이 장착됐다. 기준금리가 1.25%인 상황은 문제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 발언을 계기로 청와대발 금리 인상 시나리오가 나돌았다. 최근 북한 리스크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되자 금리를 올려 외국 투자자들을 붙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런 기류 속에서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으로 신호를 준 뒤 10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올리면서, 혹은 11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은 연내 금리 인상은 어렵다는 전망이 다수다. 북핵 리스크도 경제 불확실성을 키워 오히려 금리 인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금통위 회의록을 보면 금통위원들은 하반기 소비 증가가 가시화될지 불확실하고, 물가 상승 추세가 중기목표로 근접해가고 있다는 증거가 부족하며, 최근 정부 부동산 관련 정책 효과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경제 여건상 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은의 금리 인상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북한 리스크”라며 “북한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제도 있고, 글로벌 경제 문제도 있다. 지정학적,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올릴 수 있을지 유보적”이라고 말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대책으로 건설투자가 둔화할 것이고, 물가가 높다고는 하지만 단기적 요인이 강해 과열돼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금리는 좀 더 신중하게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오는 16일 이 총재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만남은 이 같은 경제 상황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줄이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지난 6월13일 회동에 이어 2개월 만에 다시 만나는 것이다. 당시 김 부총리는 “필요하면 (이 총재와) 수시로 만나겠다”며 소통 의지를 드러냈다. 한은 관계자는 “북핵 리스크 관련 경제 상황에 관한 인식을 공유하고 시장안정 조치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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