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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과 영화 '택시운전사'의 인연…30년 전 직접 광주 실상 알려

입력 : 2017-08-13 17:24:49 수정 : 2017-08-13 17: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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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참상을 알렸던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와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문재인 대통령의 심정은 어땠을까.

13일 문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택시운전사’를 본 뒤 브람슈테트 여사에게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벌어질 당시 다른 지역 사람들은 진실을 알지 못했다”며 “사실을 보도한 기자들은 해직당하거나 처벌받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브람슈테트 여사에게 “남편 덕분에 우리가 그 진실을 알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광주에서의 진실을 알리는 게 자신의 임무였다던 위르겐 힌츠페터의 말을 전한 브람슈테트 여사는 “스크린에서 영화로 나온 걸 알았다면 남편이 무척 기뻐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참상을 전 세계에 보도한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80) 여사와 영화 ‘택시운전사’를 본 뒤 대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제 공.


위르겐 힌츠페터는 30년 전 독일 제1공영방송 일본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중 한국에서 계엄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을 라디오에서 듣고 광주로 날아갔다.

기자 신분을 숨긴 채 택시를 타고 다니며 현장을 담아낸 힌츠페터 카메라 속 필름은 허리띠와 과자 통 등에 담긴 채 독일로 옮겨졌으며, 그의 필름은 ‘기로에 선 대한민국’이라는 다큐멘터리로 탄생해 독일을 포함한 전 세계에 방송됐다.

당시 부산에서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문 대통령은 독일 유학 중인 신부들의 번역을 거쳐 국내로 유입된 필름이 1987년 부산 가톨릭 센터에서 상영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상영된 다큐멘터리 덕분에 많은 이들은 ‘빨갱이에 의한 폭동’이 아닌 ‘무장한 군인에 의한 민간인 살해’라는 광주의 진실을 알게 됐으며, 부산 거리에서 벌어진 시위는 같은해 6월 민주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참상을 전 세계에 보도한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80) 여사와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청와대제공.


문 대통령은 "“많은 이들이 광주에 부채감을 가지고 있었다”며 “부산의 민주화운동이란 것도 광주의 실상을 알리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광주의 진실이 다 규명되지 못했고 이것은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며 “영화가 과제 해결에 큰 힘을 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광주 민주화운동이 늘 광주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국민 속으로 확산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영화를 함께 본 힌츠페터 씨의 부인은 물론 문 대통령도 영화가 끝나자 눈물을 훔쳤고 서로 따뜻한 악수를 주고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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