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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인성교육의 완성은 가족과 함께할 때 가능해

입력 : 2017-08-09 14:16:58 수정 : 2017-08-09 14: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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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청소년 인성교육의 설계자 세종교당 박세훈 교무/ 청소년수련관은 사랑과 배움을 통해 꿈을 키우는 쉼터

  종교단체마다 청소년 인성교육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원불교는 오래전부터 200여개의 복지기관과 17개의 청소년회관을 운영하면서 인성교육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청소년수련관을 수탁 운영하는 박세훈(41) 관장(세종교당 교무)을 통해 종교단체의 바람직한 인성교육 방법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청소년들과 행사 진행을 논의하고 있는 박세훈 조치원청소년수련관장
- 원불교와의 인연과 출가 동기는
 
삼촌이 원불교 교무를 지낼 만큼 원불교 집안에서 태어나 유소년기와 청년기를 원불교 생활문화에서 성장했다. 고등학교 시절 친한 친구 8명과 함께 자연스럽게 출가했다. 원불교 지도자의 길인 교무가 되기 위해 원불교학을 공부하고 성직자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 15년째 원불교 성직자의 길을 가면서 세종시 최초의 조치원청소년수련관을 수탁 받아 청소년 문제에 집중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 가족과 청소년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이유는

대학 때 프로이트와 관련된 영화를 보게 된 것이 상담이라는 분야와 인연을 맺었다. 원광대에는 상담 관련 학과가 없어 학부를 마치고 첫 근무지인 서울 돈암교당에 적을 두고 대학원에서 상담공부를 전공했다. 대학원 졸업 후 상담 실습을 원했지만 원불교 교단 내에 실습을 할 만한 곳이 없었다. 마침 경기도 전곡교당에서 연천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위탁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전곡교당에 자원, 2007년부터 청소년 상담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상담이라는 것이 영화처럼 멋있고 고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우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특히 청소년 상담은 절벽을 대하는 심정일 때가 많았다. 자발성 없이 부모의 손에 이끌려 온 청소년을 상대로 지속적인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성인보다는 청소년을 상대로 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다. 성인은 이미 자기의 가치관이 확고하지만, 청소년은 생각이 굳어지지 않아서 상담을 통해 변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즉 인성교육을 통한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상담을 통해 청소년 개인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가족도 변해야 한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아동가족학을 전공했다. 가족과 청소년은 인간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서 항상 함께 고려해야 할 개념으로, 청소년기가 가장 결정적인 시기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 원불교의 청소년 교화 방법은

 기존 종교처럼 교세가 미약했던 초기에는 양적 교화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교도의 교화, 신축 교당 건설 등 하드웨어 중심의 성장을 도모했다. 차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외형적 성장이 자리를 잡고 이웃 종교와 대등적 위치에 올라섬에 따라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특히 종교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 교화환경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과거의 ‘하드웨어’ 중심의 교화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교화로 전환되고 있다.

즉 현재의 원불교 청소년 교화는 법회라는 종교의식보다는 원불교 정신에 바탕을 둔 양질의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청소년들의 다양한 욕구와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 종교가 인성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은

건강한 모든 종교는 인성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며, 종교의 경전은 가장 훌륭한 인성교육 교재라고 생각한다. 종교가 인성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은 호교론적인 교리의 전파나 교세의 확장보다는 시민들에게 마음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데 있다고 생각된다. 종교는 모든 문제의 근본이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그리고 마음에 대한 교육이 인성교육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 원불교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원불교 인성교육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마음공부’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대중화되기 시작한 원불교 마음공부는 1997년 12월 16일 특성화고등학교 1호 인가를 받은 영산성지고등학교를 시초로 교육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어 원경고등학교(합천), 화랑고등학교(경주), 지평선중⋅고등학교(김제), 한겨레 중⋅고등학교(안산), 성지송학중학교(영광) 등에서 특수교육과정으로 인성교육이 시행되면서 놀라운 성과와 함께 마음공부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다수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마음공부는 차차 일선 교육 현장에도 확산되면서 학교법인 원창학원은 지난 2010년을 ‘인성교육 특성화 원년의 해’로 선포해, 인성교육 전담부서 신설,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 지원 등 인성교육의 요람이 됐다. ‘나의 바른 성장노트 귀공자⋅귀공주’ 프로그램은 원창학원만의 인성교육프로그램으로 큰 성과를 거둬 2012년 우수인성교육으로 선정됐다.

- 인성교육 전문 강사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지도자 양성과 관련, 원불교 영산선학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마음대조공부에 바탕한 교사직무연수 프로그램 실시, 경상북도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에듀힐링 교사직무연수에 ‘마음 대조 공부’가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성교육진흥법 시행에 따라 원광디지털대학교에 마음공부 지도사, 원불교대학원대학교에 마음공부 전문가,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에 마음 지도사 등의 민간자격등록이 이뤄져 체계적인 마음공부 관련 지도자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진행된 세종시 청소년듀엣가요제 진행 후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청소년 대상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원불교 청소년국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2012년 청소년 인성교육 프로그램 ‘心心풀이’를 개발해 매년 3천명 이상의 청소년들에게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2014년에는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와 연계하여 ‘心心풀이 M3(Meta-Mind Meditation)’란 이름으로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종교단체에 후원한 프로그램 중 우수 인성교육프로그램으로 선정됐고 2016년 최우수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 심심풀이 M3란

‘心心풀이’는 사회적으로 요청되었던 인성교육에 대한 현장수요를 대신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종교단체를 통해 인성교육을 진행하고자 했던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에 따라 2012년부터 원불교 청소년국이 주관해 진행됐던 프로그램이다. 2014년에는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와 연계하여 ‘心心풀이 M3(Meta-Mind Meditation)’란 이름으로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했다.

최초로 심심풀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후 원광대 고시용 교수와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 장진영 HK교수 등이 공동개발자로 참여했다. ‘心心’은 ‘마음과 마음 간에 발생되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관계에 대한 은혜로움을 깨닫도록 해야 된다’라는 의미며, ‘풀이’는 ‘어떤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 한다’라는 의미로서 ‘청소년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서의 프로그램을 제시한다’는 뜻이다.

‘M3’는 ‘Meta-Mind Meditation’으로 우리의 느낌・생각・행동의 알아차림을 통하여 삶을 변화시키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결국 心心풀이 M3는 마음과 마음 간에 얽혀있는 문제를 ‘Meta-Mind Meditation’을 통해 풀어 행복하고 은혜로운 삶을 개척하자는 것이다.

- 메타 마인드 프로그램의 구성 요소는

크게 세 가지 틀로 구성됐다. 첫째, 단전주 명상은 우리 몸의 중심인 단전에 주의를 집중하는 공부로 마음의 집중력을 길러 경계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도록 수양의 힘을 축적한다. 둘째, 메타마음 일기는 일상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심신작용을 그대로 기록함으로써 자기 마음의 경향성과 치우침을 알아차리고 그 작용의 원리를 터득케 하는 공부다. 이를 통해 모든 일에 걸리고 막힘이 없는 지혜의 힘을 얻도록 한다. 셋째, ‘아자·아차’는 자신의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는 공부로 ‘하자 조목(권장 조목)’과 ‘말자 조목(금지 조목)’을 정해 마음을 챙겨서 실행케 하는 공부다. 이를 통해 옮은 일은 반드시 행하고 그른 일은 하지 않는 결단력과 실행력 등 취사선택의 힘을 얻도록 한다.

이 세 가지 구성요소는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다 필요한 공부다. 이 세 가지 공부법의 기본 틀은 경계와 마음을 알아차리는 STAT(멈추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되돌아보는) 공식을 활용해 구성됐다. 심심풀이 M3는 세 가지 공부의 틀과 STAT 공식을 중심으로 총 8회로 구성됐다. 

- 조치원청소년수련관을 운영하게 된 동기는

원불교는 전국에 200여개 이상의 복지기관과 17개의 청소년회관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등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세종시에는 3~40대 젊은 가장이 많고 청소년도 많아 청소년을 위한 일을 하기로 했다. 그동안 쌓은 실적을 바탕으로 2015년 10월부터 조치원청소년수련관을 수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우리 청소년수련관이 청소년들의 꿈터(희망), 쉼터(행복), 사랑터(사랑), 배움터(성장)가 될 수 있도록 52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연 5만명 청소년들이 찾아오거나 반대로 그들을 찾아간다. ‘찾아가 드림’이란 프로그램은 강사들이 직접 학교를 찾아가 난타, 특수분장, 무알콜 칵테일, 호신술, 드론, 진로 상담 등을 하고 있다. 반대로 학생들이 수련관으로 직접 찾아와 바리스타, 상담전문가, 요리사, 경호원, 패션디자이너, 골퍼, 애견미용사, 공연예술가 등 다양한 직업인들과의 만남과 체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준다.

- 앞으로의 계획은

원불교 생애주기별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다. 유아들의 마음은 하늘마음이라고 했다. 유아의 교육은 천심회에서 담당하고, 초등학교 인성건강교육은 청소년국, 중고등학교는 청소년국과 교립학교, 대학생은 도덕교육원과 대학교당, 부모교육은 온삶 마음공부, 범용교육은 교화연구소와 육영기관에서 프로그램을 만든다.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아직 미완성이다. 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제작과 현장 실천 방법 등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

 박세훈 교무는 원광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원불교학을 전공했으며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상담심리교육과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아동·가족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어 원불교 돈암교당 부교무를 시작으로 청소년 상담과 인성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고 원광대와 원광디지털대학교 출강, 청소년 상담, 인성교육프로그램 개발을 바탕으로 2015년 10월부터 세종시 조치원청소년수련관 관장으로 청소년들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박 교무는 2008년 사회복지 분야 경기도지사 표창, 2010년 한국아동패널 학술대회 장려상을 수상했고 사회복지사, 청소년 지도사, 청소년 상담사 등 청소년 관련 자격을 취득해 이론과 실전에서 통하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정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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