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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성능도 주행도 'NO 스트레스!'… 기아차 ‘2018 K9 퀀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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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06 14:59:51 수정 : 2017-08-30 15: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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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플래그십 세단 ‘2018 K9’ 퀀텀을 500㎞가량 시승했다. K9은 글로벌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과 같은 E세그먼트에 속한다. 그렇게 인식하는 사람은 적다. 국내에서 K9은 제네시스 G80과 EQ900(G90) 사이 어디 쯤이다. 기아차가 2012년 K9을 출시하면서 3.8리터와 3.3리터 엔진으로 라인업을 구성한 결정이 컸다는 분석이 많다. 5.0리터, 3.8리터급 엔진을 채택한 에쿠스에 비하면 아래로 인식된 것이다.

기아차는 2014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더 뉴 K9)을 출시하면서 ‘V8 타우 5.0 GDI’ 엔진을 탑재했다. ‘퀀텀’이란 별도 이름도 붙였다. 경영학 등에서 ‘비약적 발전’을 의미한다. 사실 K9은 비약적 발전을 선언하기 이전부터 그 상품성은 국내 정상급이었다. 경기도 용인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를 방문하면 곳곳에 절개된 채 첨단 기술을 뽐내고 선 모델은 에쿠스가 아닌 K9이다.

당연할지 모르지만, 성능에서 어떤 스트레스도 느끼기 어렵다. 출발, 초반 가속, 핸들링, 급제동 등 대부분 환경에서 운전자 호흡과 딱 맞는다. 의외로 일부 프리미엄급 차량이 기본기에서 소소한 스트레스로 아쉬움을 주기에 K9의 기본기는 인상적이다. 여기에 ‘아이스크림’ 같은 부드러움은 가치를 한껏 끌어올린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는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튜닝한다”면서 “과거 일본 브랜드를 경쟁 모델로 삼았던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유럽식, 특히 독일 브랜드가 경쟁 모델”이라며 “도요타, 렉서스 등은 참고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소비자의 입맛이 독일차를 좋은 차로 꼽는 영향도 클 터다. 현대∙기아차는 G80급 이상은 벤츠∙BMW, 그 이하는 폴크스바겐을 지향점으로 삼는다. K9 후속이 현 성격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8기통 5038cc 엔진은 6000rpm에서 425마력의 힘을 낸다. G80 최고급 트림(파이니스트 4WD)이 3778cc, 311마력인 점을 감안하면 격이 실감난다. 이 5리터급 엔진은 정숙성이 탁월하다. 고요한 주차장에서 실감할 수 있다. 가속 성능도 시원해 rpm이 2000을 넘길 일이 별로 없다.

핸들링은 정확한 데다 버터를 바른 듯 부드럽다. 고급스러운 ‘감’에 최적인 옛 동력조향시스템을 바꾸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요즘 어지간한 모델이면 선택할 수 있는 ‘차선유지지원 시스템’(LKAS)이 빠진다. 그만큼 손맛이 좋다. 이 밖에도 기합급에 걸맞는 안전과 편의 사양이 빼곡하고, 뒷좌석 공간과 승차감이 탁월하다. 이중접합 차음글라스도 동급 최초로 4개 도어에 기본 적용했다. 특히 뒷좌석 ‘VIP 시트’는 버튼으로 좌석을 눞히는 동시에 앞 시트를 밀어내고 발받이를 갖추는 등 안락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조수석을 유독 홀대한 점은 아쉬웠다.

퀀텀 공인복합연비는 7.6㎞/L다. 시승에선 시내 기준 5∼6㎞ 수준이고 고속도로에서 에코모드로 정속주행한 결과 8㎞까지 기록했다. 이런 월등한 상품성에도 실적은 아쉽다. 지난 달 178대가 판매됐고 7개월 누적으론 1027대가 팔렸다. 바로 위 EQ900은 7월 한달 간 1006대, 아래 G80은 3248대나 팔렸다. G80의 1∼7월 누적 판매(2만4226대)는 K9의 20배를 넘는다. 기아차가 곧 선보일 K9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에 어떤 상품성을 부여할지, 위치는 어느 지점에 설정할지 궁금해진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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