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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창의 스포츠토리] 코치로 돌아온 이미선 "후배들아, 선배 이미선을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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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05 06:00:00 수정 : 2017-08-04 23: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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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삼성생명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미선(38)코치는 여자프로농구(WKBL)에서 단일팀 소속 500경기 이상 출전한 유일한 선수다. 이 코치는 정규리그 6회 우승, 챔피언결정전 4회 우승을 한 팀에서 일궈냈다. 그 덕에 은퇴할 때 자신이 달던 5번은 영구결번이 됐다. 은퇴 후 1년 가까이 미국에서 연수를 다녀온 이미선은 선수로 평생을 바친 삼성생명에서 코치로서 새로운 농구 인생을 시작한다.

지난 3일 경기도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만난 이 코치는 “19년간 있었던 곳이어서인지 어제 나갔다가 들어온 것 같다”며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밝게 웃었다. 다만, 이 코치는 “그동안은 ‘언니’였는데 이제는 ‘코치님’이어서 호칭이 아직은 낯설다”고 털어놨다.

이미선 삼성생명 코치가 3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용인=최형창 기자
이 코치는 은퇴한 뒤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에서 공부하고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LA 스팍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19년간 선수 생활하면서 국내 무대뿐 아니라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이 코치지만 WNBA 경험은 그동안 놓쳤던 부분을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코치는 “WNBA는 훈련방법이나 스타일 그리고 선수들의 마인드 등이 정말 달랐다”며 “하루에 훈련을 길게 하진 않았다. 2시간에서 2시간 반을 하는데 선수들의 집중력이 대단했다”고 소개했다. 이 코치는 이어 “우리는 사실 훈련방법들이 거의 비슷비슷한데 나중에 슈팅 게임이라든지 드릴 등 우리랑 비슷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끔 할 수 있는 방법을 더 연구해 적용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제 막 지도자로 발을 디딘 이 코치는 자신의 상태를 하얀 도화지에 비유했다. 이 코치는 “처음이니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하얀 도화지를 펼쳐 놓고, 선수 시절 배웠던 것과 미국에서 배운 것 그리고 임근배 감독님께 배우는 것을 하나씩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역시절 슛을 시도하는 이미선 코치 WKBL 제공
이 코치가 신임 코치로 임명됐다는 기사가 올라오자 농구팬들은 “현역으로 뛰어도 되겠다”, “플레잉코치하는 것 아니냐” 등 반응을 보였다. 은퇴하던 시즌까지도 패스뿐 아니라 경기를 조율하는 노련미는 팀에서 최고였기 때문이다. 다만 제자인 선수들이 이 코치의 옛 활약상과 비교되며 상처를 받을까 일각에서는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은퇴 후에도 큰 관심을 보인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운을 뗀 이 코치는 후배들을 향해 “이제는 선배 이미선을 뛰어 넘어야 한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코치는 “선수들에게는 분명 부담일 것이다. 하지만 나도 현역시절에 지도자분들께 전주원(현 아산 우리은행 코치)언니와 비교를 하며 주원언니 처럼 해야한다고 얘기를 들었다. 분명 색깔이 다른데도 주원언니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서 그렇게 했던 것 같다”며 “다른 선수와 비교되고 이런 부분을 자극제로 받아들여서 극복해야 프로다”고 강조했다.

이 코치는 이제 막 지도자 길에 들어섰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코치는 “선수 때는 가드여서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경기를 운영했는데 코치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봐야한다”며 “연습게임 한 번 해봤는데 정말 정신이 없었다. 하나하나 보자니 정말 다 보이는데 그런 부분을 일일이 지적할 수는 없다. 다른 코치님들과 나눠서 역할 분담을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 코치는 “스타트 발판을 잘 다져놔야 할 것 같다”며 “나중에 꼭 감독해보겠다 그런 건 지금 꿈 꿀 단계가 아닌 것 같다. 그저 많이 보고 듣고 배우는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코치까지 더해 WKBL에 현재 여자 선수 출신 코치는 3개팀 4명으로 늘어났다. 코트에서 승부를 겨루던 옛 여자농구스타들이 이제는 각자 팀에서 감독을 도와 펼치는 지략대결도 앞으로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용인=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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