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문재인정부 출범 후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핵잠수함 건조 방안과 관련해 운을 뗐다. ‘정부가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해 핵잠수함 도입 추진을 검토하고 있느냐’라는 의원 질의에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한 것이다.
북한군 창건85주년인 4월25일 미국 해군의 핵잠수함 미시간호가 국군 장병의 도움을 받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미국이 보유한 잠수함 중 최대 규모인 미시간호는 북한 핵심 시설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자료사진 |
핵잠수함은 사실상 무제한 수중작전이 가능하고, 속도도 디젤잠수함보다 3배가량 빠르다. 재래식 잠수함은 축전지 충전용 산소 공급을 위해 수시로 물 위로 떠올라야 해 들킬 위험이 크고 최대 수중작전 가능 기간도 2주가량에 그친다.
핵잠수함의 동력원인 원자로와 상업용 원전의 원자로는 크기와 효율성만 다를 뿐 원리는 같다.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절차도 동일하다. 현재 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은 모두 상업용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상업용 원자력 관련 기술 기반이 허약할 경우 핵잠수함의 건조 및 유지·보수·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당장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한다고 해서 핵잠수함 건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새 원전을 짓지 않는다 해도 현재 운영 중인 원전을 모두 폐기하려면 수십 년이 소요된다”며 “원전 건설·유지·보수 인력 및 기술에다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과정을 활용하면 핵잠수함 건조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무위원들이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
일각에서는 핵무기 개발이 아닌 잠수함의 에너지원으로만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탈원전 변수를 제거하고 미국을 잘 설득하면 핵잠수함 개발이 꿈이 아닌 것으로 본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성공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지형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상황을 활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박수찬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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